[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일본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IT, 웹3를 밀어주기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가 신성장 동력으로 찍은 곳이다.”
일본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는 하이퍼리즘 이원준 공동대표는 지난 7월 28일 블록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일본이 테라-루나 사태, FTX 붕괴에서 피해 거의 입지 않았기 때문에 웹2와 블록체인 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Q. 왜 일본이고, 왜 지금인가?
일본은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붕괴에서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지금 웹3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한다.
일본 안에서는 투자를 더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도 지금은 2009년 상황과 유사하다. 역사적으로 VC 펀드의 성적을 보면, 2009년 2010년 투자한 것이 성과가 가장 좋았다. 바로 지금 투자를 늘려야할 때라고 본다.
Q. 미국의 대형 VC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모두가 팔 때 사고, 모두가 살 때 파는 것이 투자의 원리가 아닌가. 지금은 투자를 늘려야 할 시기다.
세콰이어 등 미국 대형 VC들이 투자를 줄이는 것은 2021년 암호화폐 융성기에 너무 높은 밸류로, 너무 많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우리는 FTX 이후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더 늘려야 할 상황이다.
Q. 어떤 기업에 투자하나?
프리 시드, 시드(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한다. 우리의 경험이 VC에서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이퍼리즘은 VC이기도 하지만, 직접 창업한 경험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백그라운드가 강점이다.
파운더가 느끼는 파운더로서의 직감, 파운더이기 때문에 후배 파운더에게 도움이 될 부분이 있다.
Q. 파운더의 직감?
창업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라는 것을. 따라서 선배 창업자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 마련이다.
선배 창업자, 특히 투자를 받아 본 사람을 찾는다. 하이퍼리즘은 이 바닥에서 5~6년 경험을 쌓았다. 나름의 네트워크가 있다.
(이 대표는 고3 때 처음 창업을 했다. 하이퍼리즘은 네 번째 회사다. 편집자 주)
Q. 어떤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나?
우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테크 창업, B2B 분야에 강점이 있다.
반면, 컨슈머, 마케팅, 리테일, B2C 등은 우리와 거리가 멀다.
기술적인 프로젝트들을 알아보는데 강점이 있다. 웹3로 SNS를 만들겠다고 하면 이는 우리 전문 분야가 아니다.
우리는 깃허브에 들어가서 코드를 보고, 진짜 뭔가를 만들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기술적 검증을 잘 한다. 디파이 프로젝트도 “이게 로직이 말이 되는 거냐”를 따진다.
Q. 지역적으로는 한국, 일본 기업들인가?
아니다. 처음에는 한국, 일본 프로젝트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안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딜보다 우리가 검토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보니, 두 나라의 프로젝트는 거의 다 보게 됐다.
지금은 주로 미국, 영국, 두바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프로젝트들을 본다.
해외 프로젝트를 봐야 하니까, 우리도 이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한국이나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은 우리를 찾게 된다. 우리가 이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고, 네트워크도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Q. 앞으로 비전은?
하이퍼리즘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한국이 힘들면 일본에서 기회가 생기고, 일본에서 힘들면 한국에서 기회가 왔다.
미래에셋과 노무라를 합친 것과 같은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