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오랫동안 미국 부동산 투자의 금밭으로 여겨졌던 아파트 건물이 시장에서 큰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꾸준히 상승하는 임대료와 장밋빛 수익률 전망에 끌려 대출을 받아가면서 수년 간 다가구 건물을 사들였는데, 높아진 금리 탓에 너무 많은 빚을 떠 안았다는 것이다.
원격근무 확산과 전자상거래로 큰 타격을 입은 오피스 빌딩 또는 상가와 달리 임대형 아파트는 그간 공실률이 낮았다. 아파트 부문의 주요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닌 2020년 이후 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다가구 주택 모기지 규모는 지난 10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해 약 2조 달러(약 2600조원)로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 정보제공업체 트렙은 이에 대해 사무실 관련 부채의 거의 두 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2023~2027년 사이 만기 도래 다가구 건물 모기지 규모는 9807억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전문가 피터 소톨로프는 “아파트 집주인들은 수소 폭탄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다”면서 “모두가 사무실에 집중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위험은 마땅히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샌프란시스코의 다가구 주택 소유주들은 수천 채의 아파트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로 변동금리 채무와 소액 투자자들의 현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신생 민간 부동산 회사들도 어려움에 처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가 있는 타이즈에퀴티는 2016년 이후 65억 달러(약 8조6000억원) 이상의 임대 부동산을 인수했다. 대부분 남서부 도시에 있는 저소득, 중산층 아파트 건물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일부 부동산들은 부채 상환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채무불이행으로부터 건물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썼다.
베테랑 부동산 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내 임대주택 95채에 대한 채무를 불이행한 베리타스인베스트먼트는 “다가구 주택 부문은 사무실, 리테일, 호텔 등 다른 자산군과 같은 많은 재정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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