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가계대출이 1068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가계대출도 넉달 연속 올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로 7월 증가폭(6조원)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 4조6755억원, 2월 2조7561억원, 3월 7109억원이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주담대다. 7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원 늘어난 82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기록한 6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5개월 연속 상승세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이유가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3월 3만5000가구를 기록했고 4월에는 3만4000가구를 보였다. 5월과 6월 거래량은 각각 3만7000가구, 3만6000가구로 꾸준하다. 7월 입주 물량은 3만 가구로 전달(4만2000가구)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00억원 감소하며 한달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 2조5000억원 줄어든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6월 1000억원 반등한 바 있다.
전세 거래량은 올해 2월 6만9000가구를 기록했고, 4월에는 5만8000가구를 기록했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5만3000가구, 4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은 100억원 줄었다. 높은 대출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 등에 따라 상환 압력이 작용한 데 다 분기말 효과 소멸과 주식투자관련 일부 자금수요 등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주택 거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난 부분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론과 은행 주담대가 꾸준히 실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인만큼 향후 가계대출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은 지난달 8조7000억원 늘며 잔액은 1218조7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11월(10조5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기업들이 6월 말 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을 상환했다가 7월 재취급한 영향이다.
대기업대출은 3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달(2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과 기업 운전자금 수요 등이 증가폭 확대로 이어졌다.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의 대출확대 노력과 기업의 부가가치세 납부 등 자금수요가 늘면 4조9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상반기중 차환자금이 선조달(발행)된 회사채의 만기도래에 따른 순상환이 지속되며 1조1000억원 줄었고 CP·단기사채는 6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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