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BTC) 반감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불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 반감기 전해부터 반등하는 사이클이 4년 주기로 반복됐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전 불장을 재현해 최고가에 도달할 것이란 진단과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엇갈렸다.
◆”비트코인, 반감기 전에 1억 갈 것”
9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100만원 가까이 오르며 최근 박스권을 깬 것이다. 가격대 역시 한 달 가까이 뚫지 못한 3900만원대를 돌파한 상태다.
한 달 만에 보인 오름세는 ‘반감기 불장’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두고 낙관론이 앞다퉈 펼쳐졌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강세론자들은 이전과 같이 반감기 전후로 폭등장이 이어질 것라는 데 동의했다.
비트코인 가격 예측 모델을 고안한 유명 애널리스트 플랜비(PlanB)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가격 급등을 기록했다”며 “비트코인이 100만달러(13억8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옹호론자로 유명한 미국 변호사 조 칼라사레 역시 8일(현지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향후 12개월 내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 중”이라며 “반감기 이전에 전고점에 가까워지는 것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부터 주목받은 ‘비트코인 1억설’에도 힘이 실린다. 반감기 후광 효과로 1억까지 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담 백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반감기가 오기 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1억3173만원)에 도달하거나 이를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감기 실질 영향력 줄어”
반감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부정론도 적지 않다. 반감기는 단순한 기술적 이벤트일 뿐 실질적 영향력은 이전과 다르게 줄었다는 지적에서다. 특히 금리 등 거시경제적 요소를 반영하면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데이비드 두옹 코인베이스 기관 연구 책임자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반감기가 비트코인에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이전 반감기가 시장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파악하려면 유동성과 금리, 달러 움직임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 반감기가 세 번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제한적”이라며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패턴을 예측하기 어렵다”덧붙였다.
돌비콩 고팍스 리서치 파트너 역시 “현재 반감기는 그간의 상승 패턴 학습으로 인해 사실상 ‘실제적 이벤트’에서 ‘심리적 이벤트’로 전환됐을 확률이 높다”며 “초기 공급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라고 분석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4년마다 이뤄진 반감기에 의해 감소할 비트코인 절대량이 줄어든 점도 부정론을 뒷받침한다. 반감기를 거듭할수록 공급 감소량 자체도 줄어든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미미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이뤄진 3차 반감기에서는 블록당 보상이 12.5 BTC에서 6.25 BTC로 감소했지만, 이번에 예정된 4차 반감기에서는 그보다 적은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든다.
한편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 마다 반감기를 거친다. 반감기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줄어든 공급 물량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반감기를 최대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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