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1.5%로 유지했다. 하반기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국제유가의 상승, 세수 펑크 상황 등 성장률 달성을 막아서는 변수가 산재한 상황이다.
10일 KDI의 ‘2023년 8월 경제전망 수정’에 따르면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하향조정한 1.4%보다 높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1.4%), 아시아개발은행(ADB·1.3%)의 전망치보다도 높다.
◆”자동차·반도체 중심 제조업 부진 완화”
KDI는 지난 8월 경제동향에서도 경기 저점을 지난 후 처음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번 하반기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며 상저하고의 기대감을 예고했다.
그 배경으로는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감소폭이 둔화한 점을 들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가운데, 건설투자와 상품수출 증가세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도 취업자 수를 27만명에서 30만명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中, 29개월 만에 마이너스 물가…우리 경제 위험요인
다만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어 1.5% 성장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0.3%)가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경제를 회복하면 우리의 투자, 상품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인데, 중국의 경기 부진이 더 심화한다면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안 좋아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많이 쓰고 있다. 그것이 크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도 (KDI 전망치인) 1.5%보다 큰 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5% 성장률을 유지한 이유는 중국 경제의 부진 가운데, 미국 경기가 견실하게 유지되면서 대외적 영향이 상쇄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 1·2위이다.
◆국제유가·곡물가 상승세…하반기 물가 견인
국제유가와 곡물가 상승 등 글로벌 물가상승세 확대도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KDI는 최근 유가 상승세를 반영해 전망의 전제가 되는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76달러에서 81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예상보다 전기요금의 인상이 늦춰지면서 물가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지만, KDI는 그보다 국제유가 상승이 앞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KDI는 소비자물가 전망을 3.4%에서 3.5%로 높였다.
이외에 러-우크라 전쟁과 기상여건 악화 등에 따라 곡물가격 급등 등 국제적 물가상승세가 확대될 우려도 상존해있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를 기록했다.
◆’40조원’ 세수 펑크…재정 지출 걸림돌
작년에 비해 40조원가량 덜 걷힌 국세수입 부족 상황도 재정지출의 걸림돌이다.
올해 상반기(1~6월)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조7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정부가 예상한 세금 규모(400조5000억원)의 절반도 채 걷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계획보다 재정지출을 하지 못하게 되면 국내 수요가 다소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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