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 둔화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다만 근원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다는 점 등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발표된 이후 금융권과 시장에선 연준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9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집계 전문가 전망치인 3.3%를 밑도는 수치다.
6월 상승률(3.0%)에 비해 상승률이 조금 가팔라졌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물가상승률 둔화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하락세가 상승세로 바뀌었다고 판단하긴 어려운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6월 CPI 상승률은 5월 CPI 상승률 4.0% 대비 상승폭이 1%포인트나 둔화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4.7%를 기록, 6월(4.8%) 대비 증가세가 약해졌다.
특히 WSJ는 이번 근원CPI 수치가 연준의 연내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보태는 근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개월 연율 근원 CPI가 3.1% 상승을 기록, 2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로렌스 마이어 연준 전 총재는 “믿을 수 없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빨리 코너를 돌았다는 것에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전까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낙관적 전망 속에서도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여지는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FHN파이낸셜의 전략가 윌 컴페르노는 7월 CPI를 인플레이션의 끝으로 봐선 안 되는 이유 3가지를 언급했다.
그는 7월 근원CPI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의 두 배 이상이라는 점, 7월 말부터 시작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다음달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연준 목표치 2%를 여전히 크게 웃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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