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트위터가 파랑새를 버리고 X로 탈바꿈했다. 일론 머스크의 결단 아래 액정 속 파랑새는 앱이 아닌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으로만 만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존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는 40억에서 200억 달러에 달한다. 머스크가 15년동안 쌓아온 트위터 브랜드를 버리고 X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 X는 일론 머스크의 25년 된 꿈
사실 머스크는 1999년 X.com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전자 결제, 주식 거래, 뮤추얼 펀드 등을 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당시 보안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컨피니티(Confinity)의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페이팔과 X.com은 둘 다 이메일을 통한 결제를 지원했다. X.com과 페이팔은 고객을 끌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현금 지원을 할 정도로 경쟁이 심했다. 두 회사는 출혈 경쟁으로 적자가 심해지자 2000년 3월 합병했다.
컨피니티를 만든 피터 틸(Peter Thiel)은 소프트웨어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물러나고 일론 머스크가 합병한 회사의 CEO로 올라섰다. 합병 후 일론 머스크는 회사 이름을 X-페이팔로 정했다.
머스크는 사명을 다시 ‘X’로 바꾸려 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명 변경에 대한 설문 조사까지 했다. 고객의 평은 좋지 않았다. 성인 웹 사이트처럼 들린다는 것. 그럼에도 머스크는 X로 사명 변경을 강행하려 했다. X.com이란 도메인을 얻기 위해 최소 100만 달러를 지불했다 .
결국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사명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페이팔을 창립한 피터 틸, 레프친(Max Levchin), 페이팔 COO 데이비드 오 삭스(David O.Sacks)는 술집에 모여 머스크 퇴출을 모의했다.
2000년 9월 일론 머스크가 첫 번째 부인과 신혼여행으로 2주간 휴가를 떠났다. 그가 휴가를 떠나자마자 이사회는 일론 머스크를 축출하고 피터 틸을 CEO로 선임했다. 피터 틸은 2001년 회사명을 ‘페이팔’로 공식 변경했다. 이베이는 2002년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머스크는 페이팔 주식 1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그는 페이팔을 X로 바꾸지 못했지만 1억 7600만 달러를 벌었다.
2017년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로부터 X.com 도메인을 680만 달러에 사들였다.
# X의 목표는 슈퍼앱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을 X로 바꾸려 할 때, 단순 송금 서비스에서 그치려 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회사 이름을 X.com으로 정하고, 페이팔을 자회사 브랜드 중 하나로 두려 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는 “틈새 결제 시스템으로만 남고 싶다면 페이팔이 더 낫다. 그러나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장악하고 싶다면 X가 더 낫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완료했다. 11월 트위터 직원들이 머스크에게 “트위터와 위챗의 근본적인 차이가 뭔가요?”라고 질문하자 머스크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슈퍼앱(Super App)은 SNS, 쇼핑,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해결하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중국의 위챗(WeChat)이 대표적인 슈퍼앱이다.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에브리싱 앱(everything app)”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2019년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를 위챗처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X의 목표가 슈퍼앱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일론 머스크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위챗을 극찬했다.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 X CEO가 “X에 영상 통화부터 결제까지 다양한 기능을 모두 도입할 예정”이라 말하기도 했다.
# 퍼스널 브랜딩의 1인자, 일론 머스크
머스크는 X의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X 고객센터에서도 트위터(twitter)란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X를 향후 어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주목할 점은 소유주 일론 머스크의 달라진 위상이다. X.com과 페이팔을 합병하던 당시의 머스크가 아니다.
머스크는 퍼스널 브랜딩의 대가다. 머스크의 트윗 하나, 말 한마디에 도지코인 뿐 아니라 주식시장이 움직인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된다.
그는 시총 9위 테슬라와 기업 가치 200조 원이 넘는 스페이스X의 CEO다. 밈코인에 불과하던 도지코인을 암호화폐 시총 7위에 이르게 만든 도지 아빠로도 유명하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머스크의 ‘X’가 슈퍼앱으로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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