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만든 레이 달리오는 팬데믹 당시에 “현금은 쓰레기”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할 때였죠.
달리오는 올해 초 CNBC와 인터뷰하면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현금은 예전에는 쓰레기였습니다. 지금은 현금이 꽤 매력적입니다. 채권(국채)과 비교하면 매력적입니다. 사실 주식과 비교해도 매력적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미국 국채가 쓰레기라는 말인가요? 만기 1년 짜리 미국 국채는 따박따박 연 5% 이자를 줍니다. 세계 최강 미국 정부가 보장합니다. 그런데 쓰레기라뇨?
이번주 월가에서는 3년, 5년, 10년 만기 국채 1030억 달러(137조 원)가 새롭게 발행됐습니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 피치가 미국 국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죠. 그런데도 미국 국채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세계 최고 안전 자산에 대한 무서운 계산(The Scary Math Behind the World’s Safest Assets)’이라는 컬럼에서 미국 국채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 파산 직전의 보험회사 미국
미국 정부는 “군대를 보유한 보험회사”입니다. 의료보험, 각종 사회보장에 돈을 쓰죠. 그리고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합니다.
미국 의회 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 : CBO)은 ‘무서운’ 계산을 내놨습니다. 올해부터 이자를 줘야 하는 국채가 미국 GDP를 초과한 겁니다.
미국 정부가 국채 이자로 쓰는 돈이 앞서 얘기한 의료보험, 각종 사회보장비 등 국가 지출의 4분의 3에 달합니다.(국방 예산 제외)
‘미국이라는 보험회사’는 부채 이자를 내는 것도 힘들 지경입니다. 국방 외에 나머지 국가의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 이자 주기도 힘들다
WSJ은 CBO의 계산이 낙관적이라고 말합니다. 채권 이자를 아주 약간만 올려도 미국 정부가 부담할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미국 국채의 4분의 3은 5년 이내에 만기에 도래합니다. 새로 발행해야 합니다. 이 때 CBO가 예측한 평균 이자율이 1%포인트 올라갔다고 칩시다. 2033년까지 연방 부채는 3조5000억 달러가 불어납니다. 연간 이자 비용만 약 2조 달러가 넘습니다.
올해 미국 정부가 징수한 개인 소득세 수입은 2조500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징수한 세금으로 이자 내기도 벅찹니다.
미국 국채는 진짜 쓰레기 채권(정크 본드)이 될 운명입니다.
# 미국의 힘, 달러의 힘이 약해진다…대안은?
WSJ은 칼럼에서 “예측은 틀릴 수 있다”고 공포감을 덜어주려고 시도합니다. 어쨌든 미국 국채는 인기 상품입니다.
금리를 충분히 높이면 전 세계 저축이 미국 국채를 사줄 겁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은 붕괴하겠죠.
반대로 시장 금리를 낮추기 위해 연준이 팬데믹 때처럼 미국 국채를 사줘도 됩니다. 머니 프린팅이죠. 물론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다시 일어날 겁니다.
CBO와 WSJ의 ‘무서운 계산’ 뒤에는 진짜 무서운 얘기가 숨어 있습니다.
무너지는 지역은행을 구제하고, 백신을 구입하고, 전기차와 베터리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심지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야 하는 미국의 힘이 약해진다는 겁니다.
달리오처럼 그냥 현금(달러)을 들고 있을까요? 비트코인이 더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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