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올 들어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고 폭락했던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는 3040세대가 다시 시장에 뛰어든 측면이 크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신혼부부 주택자금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기존보다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젊은층의 주택 구매 행렬이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가 지난 11일 발표한 4호 청년정책 ‘결혼 페널티 정상화’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디딤돌 대출의 소득 요건을 현실에 맞게 대폭 완화하자는 게 주요 골자다.
현재는 정부 특례자금대출을 받으려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년 1인 가구가 6000만원 이하라는 점을 따져보면 결혼을 하면 사실상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줄어드는 셈이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라면 7000만원이라는 기준을 쉬이 넘게 돼 정책 혜택을 못 보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 때문에 부부 중 한 사람만 벌어도 가정 경제를 운용할 수 있는 금수저 출신만 정부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비현실적인 현행 기준을 1억원 선까지 높인다는 게 여당의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가 모두 대기업에 다니는 사회 초년생들도 정책 의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디딤돌대출 소득 기준을 8500만원으로 올리는 안이 포함된 바 있다.
올 상반기 거래량이 대폭 늘고 집값이 급속도로 회복된 것은 수요자들 사이에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졌고,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이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에 첫 집을 마련하는 이들도 늘었다. 지난 상반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6월 전국 생애 처음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매매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이 19만8810명으로, 전체 신청자(41만6877명)의 절반 수준인 47.7%를 차지했다. 이 중 30대 매수자가 전체의 63.2%에 달한다. 3040대 신혼부부가 주택 시장 회복을 이끄는 핵심 수요층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신혼부부에게 대출특례를 추가하면 대출 대상이 되는 가격대의 주택은 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급매물로 나온 9억 이하 저가주택이 한 차례 소진된 바 있다. 갈아타기를 목적으로 해당 주택을 매도한 사람은 더 비싼 가격대의 주택을 매수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는 비단 저가주택에 그치지 않는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여당이 혜택을 볼 대상을 늘리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며 “다만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이 서울 외곽에 한정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기준도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손보면 더 좋은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은 최대 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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