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소 가라앉고 있다. 정부가 역전세 보증금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3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다.
다만 2년 전 최고가로 전세 계약을 맺은 매물들이 하반기부터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고, 지난달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
역전세 우려 속에 전셋값이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이 8월 첫째 주(지난 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전셋값은 0.03% 올라 전주(0.02%)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과 수도권이 나란히 0.02% 오르며 0.11%와 0.0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교통 및 학군 등 주거환경이 양호한 신축 위주로 저가 매물 소진 후 매물·거래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북 14개구(0.10%)에선 성동구(0.31%)와 은평구(0.15%), 마포구(0.14%), 용산구(0.14%), 동대문구(0.13%) 등이 상승하며 강북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 11개구(0.11%)에선 송파구(0.29%)와 강동구(0.21%), 영등포구(0.11%), 관악구(0.09%) 등 상승이 두드러졌다.
인천은 0.04%로 보합에서 상승 전환했고 경기는 0.0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방은 5대 광역시와 8개도가 각각 0.03%, 0.01% 떨어졌고 세종은 0.12% 상승했다.
실제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면적 59㎡) 올해 초 평균 전셋값이 6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7억1000만원에서 7억300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1년간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의 대출 한도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지난달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409건으로 전달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월 이후 매달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5월 3670건에서 6월에는 4194건으로 4000건을 넘어섰고, 7월에 5000건을 돌파했다.
시도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세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서울은 6월 1422건에서 7월 1857건으로 30.6% 늘었다. 이어 경기도는 1144건에서 1449건으로 26.7%, 인천은 954건에서 1205건으로 26.3% 증가했다. 여전히 고점 대비 전셋값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이 회복하고 있지만, 역전세난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전셋값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2년 전 고점에 비해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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