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재정적자 급증, 인구 노령화, 부동산 시장 붕괴 등 중국 경제의 상황이 중국의 전성기가 끝났음을 보여준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 칼럼니스크 윌리엄 갤스턴은 “중국이 전성기를 지났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중국이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조만간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급속한 성장을 이룬 중국 경제 모델은 앞으로 한 세대 동안 지속될 수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일본과 독일의 경제가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관료들이 주도하는 계획 경제의 장점과 독일의 중소기업 도제 시스템이 이뤄낸 첨단 제조업의 성과를 칭찬했다. 일본, 독일과 달리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누려온 지배적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두됐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일본 경제의 거품이 붕괴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 도래했다. 이어서 독일에서 경기 침체와 고실업이 지속됐다.
중국이 다음 차례일까?
올해 처음으로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추월했다. 인도의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중국의 인구가 줄어든 때문이다. 중국 인구가 2080년 10억 명 이하로 줄고 2100년에는 8억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의 노동인력은 2011년 최고점을 지났으며 2050년 거의 4분의 1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노령 인구가 금세기 중반 2억 명에서 5억 명으로 늘어나는 것도 경제 정책 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구 문제 외에도 중국의 성장을 견인해온 인프라스트럭처 건설과 주택 건설 및 수출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도한 재정 적자에 빠진 지방 정부가 더 이상 인프라스트럭처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다. 최근 2년 새 수십 곳의 건설회사가 부도가 났다. 지난주에는 최대 부동산회사가 10억 달러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증시가 출렁였다. 중국 100대 부동산회사의 주택 판매고가 2020년 말 이래 80% 줄었다.
수출중심 경제에도 위기가 닥쳤다. 지난해 동안 중국의 수출이 14.5% 줄었다. 미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비중도 20년 내 가장 낮은 13.3%였다. 유럽연합(EU) 수출도 마찬가지로 줄었다.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군사 기술 투자 금지 명령이 수출 감소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줄어들기 시작한 서방의 대중국 투자는 미중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전에는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들 때문에 중국의 국내 소비수요가 줄어들면서 재정적자에 의존하는 중국의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실업이 증가하고 있다. 2000년 이래 중국 대학 졸업자수가 100만 명 이하에서 1160만 명으로 크게 늘면서 청년층 실업률이 지난달 역대 최고인 21.3%에 달했다. 이에 따른 사회적, 정치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만 대결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은 없다. 중국 지도부가 경제난에 따른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민족주의 고양을 시도할 경우 오히려 대만을 공격할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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