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중국 경기 불안으로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주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 만큼의 추가 자금 유출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9194계약 순매도했다. 이에 다른 추정 순매도 규모는 약 7647억원이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가 1.76% 급락했고, 252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2520선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세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물가지표가 마이너스를(-)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이는 29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7월 수출과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5%, 12.4% 각각 감소했다.
또 전날 발표된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던 소매판매는 2.5% 증가에 그쳤고, 산업생산도 3.7% 증가해 4.4% 전망에 못 미쳤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는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10억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302억원)을 갚지 못했다. 이로 인해 회사채, 사모채 등 11종의 역내채권 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외국인들은 아시아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 증시 전반이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1.38% 하락했고, 니케이225지수는 1.46% 내렸다. 상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도 약보합을 기록했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매물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00억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었으나 장 막바지 순매수 하면서 순매도 규모를 14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다만 패시브자금인 외국계 펀드의 설정액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출 시그널이 나오고 있으며 누적 좌수(설정액) 변화는 마이너스 3.7%”라며 “이는 지난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때보다 2배 강해진 유출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장전 기준 외국인 적정 유출액은 마이너스 7700억원으로 계산된다”며 “이는 지난주부터 빠져나간 물량 만큼 추가 유출 예정액이 남아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만약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가 유지된다면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될 수 있다. 코스피가 2500선 아래에서 거래됐던 것은 약 3개월 전(5월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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