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급등하던 원·달러가 숨 고르기에 나섰다. 미국 긴축 우려과 중국발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함께 최근 계속된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차익실현 매도가 몰리면서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전거래일 대비 3.7원(0.28%) 내린 133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는 2원 내린 134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개장 직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1338원 선에서 등락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줄곧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들어 하락세를 보인 날은 지난 7일과 이날(18일)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상승폭은 63.7원에 달한다.
이날은 미국의 정책 금리 상승 우려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뉴욕 증시가 하락했지만 원·달러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공개된 연준의 7월 회의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상승 위험 때문에 추가적인 긴축 통화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미국 7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하는 등 경기 지표 호조는 긴축 시사에 힘을 보탰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36분 현재 103.31을 기록 중이다. 한 달 전인 7월 17일 기록한 99.84에 비해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전날 위안화 역내환율이 7.3172위안으로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을 1달러당 7.2006위안으로 전날보다 0.0070위안 절상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
중국은 경기 지표 부진에 물가까지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데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부실 리스크까지 겹치며 악재를 맞은 상황이다. 이날은 에버그란데(중국명 헝다)가 파산보호 신청 이슈까지 더해졌다.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원·달러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환율과 관련해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필요 시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강달러 기조는 유효하지만 중앙은행의 위안화 개입에 원화도 약세부담이 완화됐고, 주말을 앞두고 차익실현과 수출업체 고점매도까지 더해졌다”면서 “전날 연고점 부근에서 미세조정 추정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단기 고점을 확인했다는 인식도 확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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