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미 장기 금리가 15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이 같은 장기 금리 급등이 해외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매도와는 무관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4%를 돌파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에는 4.33%로 2008년 6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강력한 미국의 경제 상황에 연준이 예상보다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악화한 점, 시장의 공급을 늘리는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량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더불어 일부 국가들이 미 달러화 강세 속에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미 국채 투매에 나서며 장기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의 제이 바리 전략가가 이끄는 분석팀은 해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 장기물(만기 20~30년)의 비중은 전체의 5%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이들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의 40%는 만기가 3년 이하인 단기채에 쏠려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해외 중앙은행들의) 공식 보유고는 대부분 단기물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장기물 수익률이 사이클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 (이들의) 공식적인 국채 매도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달리 중앙은행들은 더 손쉽게 유동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유고를 단기 채권으로 채우기를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P모간 전략팀은 미 달러화의 움직임이 해외 중앙은행들의 공식적인 국채 보유고와도 긴밀한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 2022년 말 미 달러화가 랠리를 보인 시기가 해외 중앙은행들이 시장 개입을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한 시기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JP모간 분석팀에 따르면, 연준의 주간 국채 보유 데이터(해외 중앙은행들의 공식 보유량 반영)는 최근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해외 중앙은행이 최근 장기물 금리 상승을 이끈 주역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신 바리의 분석팀은 국채 금리 하락(국채가 상승)에 베팅했던 시장의 투기 세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긴축 전망에 급격히 매도로 돌아서며 장기물 금리가 급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JP모간이 실시한 서베이에서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은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시장 상황에,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에 베팅했던 세력이 포지션을 청산을 위해 보유 물량을 빠르게 정리하며 장기물 금리 급등을 더욱 부추겼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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