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제 금 가격이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등에 9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진데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달러 가격이 강세로 돌아서면서다.
17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전일 대비 0.68% 하락한 191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달러 국면에서 11월 온스당 160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금 가격은 올 들어 회복에 성공했지만 5월4일 2055.7달러 최고가를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자 금값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대체투자 등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금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가운데 연준의 감산 정책이 적어도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금 가격이 하락했다”며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밑돈 점도 금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강세로 돌아선 점도 금값에는 부정적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342.0원에 마감했다. 이는 한달 전(1264.0원)보다 6.17% 오른 수준이다. 달러는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금이 대체재로 각광받는 것과 달리 달러 강세가 되면 매력이 떨어진다.
이에 금값 상승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도 울상이다. 국내 유일의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현물’은 연초 이후로는 9.4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나 3개월 기준으로는 4.85% 하락세다.
ACE ETF는 선물이 아닌 현물을 담아 개인연금, 퇴직연금을 통해서도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개인은 해당 ETF를 16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환열 연구원은 “다음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연준의 매파적 정책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책 당국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물가 불안 해소에 중점을 맞추고 고금리 환경을 유지하려는 만큼 시장금리에 따른 금 가격 부담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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