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짙어지며 ‘안전자산’ 달러 인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해 9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달러화가 최근 한 달 사이 급반등하며 ‘킹달러’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끝날 것 같았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의 경제 상황에 좀 더 길어질 전망인 데다,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달러지수, 200일 이평선 돌파 주시
17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킹달러’가 돌아온 것 같다면서, 전문가들이 달러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 돌파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2022년 12월 6일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날 기준 ICE 달러지수는 103.29로 전날보다는 0.28%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는데, 103.54를 넘어설 경우 지난 173거래일 동안 지속된 이평선 하회 흐름은 중단되게 된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25일 끝난 209일 연속 200일 이평선 하회 기록 이후 최장기간 이어진 약세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흐름상 달러지수가 200일 이평선을 돌파하면 달러 상승세는 더욱 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2년과 마찬가지로 강달러가 부활할 경우 주식과 채권, 상품시장 전반으로 충격파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북미 매크로 전략대표 스티브 잉글랜더는 “2020년 이후 200일 이평선 돌파는 언제나 파장을 동반했다”면서 “(이평선 돌파 여부를) 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더는 달러가 200일 이평선을 돌파했던 지난 2021년 3월 이후 2022년 9월 말까지 달러 가치는 25% 가까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 달러 지지 요인 곳곳에
현재 글로벌 경제 곳곳에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산재한 상태다.
우선 유럽과 중국 대비 견실한 흐름을 보이는 미국 경제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키우며, 세계 경제 주축 중 하나인 중국 경제가 휘청이는 점 역시 달러 수요를 키우는 배경이다.
연준 긴축 기대에 따른 미국채 금리 상승도 달러를 떠받치고 있는데,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328%까지 치솟은 뒤 장 후반 4.29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작년 10월 기록했던 4.338%를 넘어서면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달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0.8%,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0.7%, 0.2%)를 웃도는 등 물가 경계감이 높아진 점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렸다.
이달 초 무디스가 미국의 10개 중소형 은행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고 US뱅코프 등 6개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잠재적 강등’으로 분류하는 등 미 은행권 시스템 우려가 고개를 든 점도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위기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도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비, 생산, 고용지표는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위안양(시노오션) 등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시장 공포를 키우고 있다.
당분간 강달러 지속 분위기에 힘이 실릴 전망인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25일 개최될 잭슨홀 미팅과 중국 관련 이슈 등에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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