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한 주 만에 10% 넘게 폭락했던 비트코인이 3500만원대에서 주춤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곧 있을 잭슨홀 미팅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심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1시10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76% 빠진 3567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39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여전하다고 지적한 내용이 공개되자 가격이 밀리기 시작했다.
주말이었던 지난 19일 3600만원대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이날까지 3500만원대에서 약보합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대량 처분, 헝다그룹 파산 신청 등이 알려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 반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파월 쇼크가 없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코인시장이 얼어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한 공감대를 드러내 추가 긴축 우려가 부각된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25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통화정책 연설에 나선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2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면서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공격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우리의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이후 나스닥 지수가 하루 만에 3.9% 떨어지는 등 뉴욕 증시 역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파월 의장 발언 이후 1조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상승세를 견인할 동력이 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의 아크(ARK) 인베스트를 비롯해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심사 중이다.
ARK 건은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심사 기한을 연장했고, 블랙록 신청의 경우 SEC가 답변해야 하는 첫번째 기한이 다음달 2일 예정돼 있다. 승인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막대한 신규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유입 규모는 수십조원대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RK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결정이 보류됐지만 8월에 승인될 것이라는 의견은 많지 않았기에 결정 보류에도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며 “블랙록 신청은 최종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기한이 내년 3월15일까지라 승인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며, 올해 하단을 높여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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