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15일 디지털 루블에 대한 소비자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세계에서 21번째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테스트하는 국가가 됐다.
AFP통신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 국가들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서방 제재를 회피하고 러시아 시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부터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루블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파일럿의 첫 번째 단계로 디지털 지갑, 시민 간 디지털 루블 전송, QR 코드 결제 활성화를 추진중이다.
파일럿 참가자는 러시아 11개 도시의 30개 가맹점에서 디지털 루블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파일럿에는 총 13개 은행과 600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올가 스코로보가토바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단계별 테스트 결과와 모든 디지털 루블 시나리오가 성공적인 완료되면 디지털 루블을 대량 유통시킬 예정”이라면서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2025년부터는 시민과 기업이 각자의 요구에 따라 CBDC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법안을 통과시켰고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서명함에 따라 이 법안이 8월 1일 발효됐다. 디지털 루블 거래 수수료는 없고 중앙은행은 기업 사용자에게만 전체 거래 금액의 0.3%를 수취할 계획이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 VTB는 모바일 앱에서 디지털 루블 거래를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5년에서 2027년 사이에 디지털 루블을 공식 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
디지털 루블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전자 지갑에 저장되며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의 감독을 받는다. 러시아 당국은 디지털 루블이 결제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홍보하지만 일부 관찰자들은 정부가 디지털 루블을 통해 시민 통제 강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부분의 러시아 은행은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에서 추방된 상태여서 러시아 정부는 탈달러화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했다. 암호화폐 투자 펀드 ARK36의 설립자 미켈 모치(Mikkel Morch)는 AFP통신에 “디지털 루블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은 제재와 공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치는 “디지털 루블은 러시아 정부에 의해 궁극적인 사회 통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한번의 클릭으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자산을 동결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