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최저 3%대 금리’를 내세우던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앞서 대출금리 오름세에도 시중은행보다 낮은 3%대 금리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시장금리가 뛰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기존처럼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042~6.671%로 나타났다. 지난주까지 3.9%대였던 금리 하단이 4%를 넘어섰다. 변동금리는 연 4.047~6.811%다.
케이뱅크의 경우 고정금리 연 4.18~5.21%, 변동금리 연 4.13~5.98%를 각각 나타냈다. 다만 대환대출에는 변동금리 연 3.69~5.68%가 적용된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중 유일한 3%대 금리다.
인터넷은행 주담대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3%대 금리가 사라진 것은 최근 금융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 금리도 올랐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18일 4.345%를 기록했다. 17일에는 4.410%까지 뛰었다. 한 달 전(7월21일) 4.184%에서 0.2%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 주담대에 비해 낮은 금리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성장해왔다. 주요 은행에서 연 3%대 주담대가 사라져도 자체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거나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해 3%대 금리를 유지해왔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분기 1조4370억원에서 2분기에는 3조529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같은 전략을 고수하기 난감해졌다.
국내 가계부채가 4개월 연속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를 꼽았다.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시장에서 과도하게 대출 경쟁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최근 폭발적으로 30% 이상 늘어났는데 가격 경쟁 효과에서는 일부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면 실질적으로 그 과정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3%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90~6.296%, 변동금리는 연 4.05~6.930%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연 3.90%)과 농협은행(연 3.92%)의 금리 하단이 3%대를 나타냈다. 두 은행은 최근 자체적으로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주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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