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사기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거래소 자금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1일 서울남부지검은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하고 있지 않은 암호화폐를 전산상으로는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에 원화 상장된 암호화폐에 대한 보유 유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혹이 전부터 있어왔다”며 “시장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수사기관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신규 상장한 뒤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거래소 자체적으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자들의 전자지갑을 통해 외부 화폐 물량이 유입돼야 한다.
전자지갑은 투자자들이 실제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장치로 지갑처럼 암호화폐를 저장한 뒤 거래할 때 꺼내서 전송이나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업비트는 일부 암호화폐에 대해 전자지갑을 열어주지 않았으며, 실제 업비트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지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코인네스트에 이어 업비트까지 불법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투명성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금 흐름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경영진의 도덕성과 투명성에 따른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