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업비트 압수수색..코인 입출금 가능여부
지갑없는 ‘없비트’..돈 찾을 길 없고. 이중 수수료 문제
[블록미디어 명정선기자]검찰이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에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금융조사 2부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업비트 본사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업비트가 실제 보유하지 않은 암호화폐를 전산시스템에 있는 것처럼 기록해 고객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 사태의 핵심은?..지갑
이번 사태의 핵심은 업비트가 회원간 가상화폐 거래가 이루어질 때 그 가상화폐를 실제로 보관하고 있느냐 여부이다. 왜 이런 의혹이 나왔을까? 140여개 코인 거래가 가능한 업비트에서 투자자들이 각 코인 별 입출금이 가능한 지갑서비스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상장한 9종의 가상화폐가 입금은 가능하되, 출금은 현재까지 불가능한 상태다. 다시 말해 투자자가 돈을 넣으면 이익을 보든, 손해를 보든 업비트가 출금서비스를 지원할 때까지는 묶인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은행이 장부상 충분한 돈이 있다고 하면서 출금을 요구하면 다른 핑계로 거절하는데 고객이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암호화폐 거래. 지갑 주소가 왜 중요할까
이번 사태는 투자자의 자산보호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특히 지갑이라는 용어때문에 생소할 수 있는데 암호화폐와 지갑의 관계는 보안과도 직결된 문제다. 통상 가상화폐를 구입하면 안전하게 넣어두는 장소(개념)가 필요한데 이를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지갑“이라고 부른다. 즉, 기존 은행의 개념으로 보면 지갑은 ‘통장’이며 지갑주소는 ‘계좌번호’다. 암호화폐 거래의 장점 중 하나가 입출금 주소를 알면 필요할 때 해당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직접 옮기는 개별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갑 주소가 없으면 다른 거래소로 인출하거나 이전이 불가능하다. 즉, 필요할 때 돈을 꺼낼 수 없고 위험한 경우 해킹이나 도용의 위험에 노출되어도 손을 쓸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경우 일본 코인체크처럼 해킹 사건이 터져도 플랫폼의 처분에 맡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지갑이 없으면 수수료도 문제
코인의 지갑이 없으면 수수료도 문제가 된다. 업비트에서는 원화나 USDT지갑이 없는 코인을 지갑(USDT, BTC, ETH) 이 있는 코인으로 바꿀 때 한 번, 그리고 코인에서 실물 통화(KRW)로 인출할 때 한 번. 이렇게 두 번 교환을 하니 수수료를 두 번 내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럽 여행을 가서 물건을 싼 가격에 샀다고 좋아했는데 카드 명세서를 확인했더니 체코 통화에서 유로로 한번, 유로에서 달러로, 달러에서 원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두 번 부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팔든, 사든, 거래과정에서 수수료 이익이 수입이 되니 문제 될 건 없고 고객 돈만 아까운 것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업비트를 ‘없비트’라고 풍자하는 글이 회자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없비트는 코인에 지원되어야 하는 지갑이 없고 서비스 마인드가 없다는 뜻이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는 “고객에게 입출금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고객을 상대로 반대매매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거래 플랫폼의 기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억울한 업비트.. 해소되기 어려운 의혹
업비트의 부사장은 지난 2월 IT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산의 98%를 콜드월렛에 완벽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이해도 차이가 부른 오해라고 적극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지갑서비스도 적극 지원하면서 4월말 현재 83개 코인에 대해 입출금서비스를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당연히 지원되었어야 할 지갑이 뒤늦게 지원되었다는 점, 오케이코인과 바이낸스, 후오비 등 해외거래소가 코인별 지갑 주소를 대부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없비트’에 대한 투자자의 의혹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