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증시 부진에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 펀드로 몰리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펀드에서 최근 한 달간 3298억원, 3개월간 16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신흥국 시장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베트남 펀드에는 최근 3개월간 288억원이 유입됐다.
인도 펀드에는 최근 3개월간 450억원, 한 달간 112억원이 몰렸다. 인도 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부터 3개월, 6개월, 연초 이후, 1년까지 전 구간에서 설정액이 증가했다.
‘차이나 리스크’로 인해 중국 펀드는 올 들어 -6.9%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인도 펀드와 베트남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7.67%, 13.82%로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한국투자ACE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은 연초 이후 수익률은 38.03%로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중 가장 높았다. ‘HDC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C-E'(27.36%),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UH[주식]_C/C-P1e'(11.71%),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주식]S-P'(23.11%),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4)'(21.80%) 등 20%대 수익률을 보였다. 인도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F’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42%로 가장 높았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 베트남 시장이 전 세계 공급망 수혜 지역으로 손꼽히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으로 전 세계는 공급망 탈중국화 움직임이 거세져 중국과 가깝거나 자원이 풍부한 베트남,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 9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보다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0%대에 머무르던 중국 월간 CPI는 6월 0%까지 떨어진 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이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투자자들의 자금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고 엘리트 청년과 중산층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고, 투자 유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베트남과 인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강세를 지속하며 VN지수는 올해 들어 23% 상승했으며 지난 8일에는 1242.23까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도 주식시장은 니프티 50지수 기준 연초 이후 7.6% 올랐다. 지난달 20일 인도 주식시장 대표지수인 센섹스와 니프티 50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은 거시 환경 및 실적 개선 속도에 따라 차별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 전환 및 경기 반등 기대가 높은 베트남과 인도의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 대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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