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해온 검찰이 라덕연(41) 호안 대표 일당의 시세조종이 8개 종목 폭락 사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라 대표 등 11명에 대한 5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의 시세조종 행위 종료 시점을 4월21일로 산정한 이유, 부당이득 산정 근거, 계좌 특정 경위 등에 대해 공판 전날(23일) 제출한 의견서를 냈다.
SG증권발 폭락사태는 지난 4월24일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한 것을 의미한다.
이후 같은달 27일까지 나흘간 폭락으로 8개 종목 시가총액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측은 라 대표 일당이 시세조종을 통해 얻은 부당이득을 산정한 시점을 4월21일까지로 봤다. 주가폭락이 일어난 그달 24일은 제외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의견서를 통해 “판례상 시세조종의 경우 (거래) 말일이 부당이득 산정의 근거”라며 “4월24일자 폭락은 라덕연 일당의 주문 외에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라덕연 일당의 주가 방어 주문은 (시세조종) 기존 행태와 달라서 실제 장에 영향이 없었다”며 “거래 형태가 다르고, 실제 영향이 없었기에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던 4월21일로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이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 대표는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 전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 이른바 ‘대주주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2거래일 전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고, 이후 SG증권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이 폭락의 원인이 됐다는 게 라 대표의 주장이었다.
관련해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주가 폭락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전날 한국증권금융을 압수수색해 김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의 강남구 논현동 자택, 장남인 김동준(39)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반포동 집 등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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