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과거처럼 금리기 낮아지기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부동산 투자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에 대해 우려했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5차례 연속 동결로 금통위원 전원 일치다.
◆”가계부채 원인, 금리인하 기대·집값 바닥론·규제완화”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 내내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 우려했다.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가계부채가 (GDP의) 80% 수준을 넘으면 성장과 안정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총재는 가계부채 급증 원인에 대해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고개들기 시작하고, 이자율이 앞으로 낮아질 거라는 예상과 규제가 풀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아진 가운데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깐 대출을 받자는 인식이 확산됐다”면서 “우리나라는 10여년간 금리가 낮았지만, 또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는 예상에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억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가 미시적으로 규제 완화 정책을 조절해 나갈 것이며, 거시정책은 그 다음 단계”라면서 “한은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부 정책과 함께 유동성 관리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 1%포인트 하향…중국 악재 여파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제시했던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2.4%에서 2.3%로 1%포인트 낮췄다. 이유로는 중국 악재를 꼽았다.
이 총재는 “예상했던 중국경제 성장률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 7월에 예상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은 아니다”면서 “올해는 4개월이나 남았다. 충격이 있다고 해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중국 경기 부진은 우리나라의 내년에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내년 성장률을 낮춘 것은 내년에도 중국경제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고도 성장에 기대 편하게 성장했던 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 우려할 수준 아냐”
이 총재는 최근 출렁이는 환율에 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해도 1260원 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는 지난 21일 1342.6원까지 치솟으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달 새 오름폭은 60원에 달한다.
그는 “최근 환율이 올라간 것은 기본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되어 있고,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긴축 기조를 가져갈 건지에 따라 시장이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 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변동성에 집중해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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