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 연 3.5%로 동결하면서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됐다는 시각이 높아졌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금리 인하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가 부진 우려에 한은이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오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1~2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미국 상황을 지켜보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의 연 3.5%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의결문에서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로 금리 긴축 기조 종결과 금리 인하 기대가 번질 경우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됐다고 평가한다. 이제 금리 인하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이유가 크다.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데 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 불안과 부동산 업체 파산 이슈라는 변수까지 추가됐다.
한은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1.4%로 제시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 부진 여파를 감안해 2.3%에서 2.2%로 1%포인트 낮췄다.
특히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하면서 중국 부진에 따른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중국 부동산 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되는 경우 올해 우리 성장률은 1.2~1.3%로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사에도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도 유효하다. 미국이 올해 1~2회 금리를 올릴 수는 있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내년 금리 인하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한다. 경기 부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 연준의 움직임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내년 1분기에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11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한은은 금리 인하에 앞서 연준의 금리 인하 혹은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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