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용훈특파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의 수석 경제학자가 비트코인의 가치가 궁극적으로 ‘0’이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 운용 규모가 5.1조달러에 달하는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 경제학자는 ETF.com의 기고문을 통해 뱅가드가 블록체인 기술에 열정적이긴 하지만 암호화폐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는 믿고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ETF.com의 21일자 기고문에서 데이비스는 “비트코인을 가능하게 했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열광적이며, 사실 뱅가드도 이같은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비트코인이 통화냐는 의문에는 비트코인 가치가 결국 ‘0’가 될 충분한 가능성(decent probability)’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으로 답하고 싶다”고 적었다.
데이비스는 특히 비트코인이 계좌의 단위로, 또 환전의 도구로는 자격이 있지만 효과적인 가치 저장 수단은 되지 못해 ‘돈(money)’로 구분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아울러 비트코인의 현 가치는 전적으로 경제적 펀더멘털 보다는 투기성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암호화폐는 투자 (대상으)로서는 약하다. 주식이나 채권과 다르게 암호화페는 가치를 설명해줄 수 있는 이자 지급이나 배당과 같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한다. 국가 통화는 발행 국가의 경제 활동을 토대로 가치를 얻지만 암호화폐는 일반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하지 못하며, 아직까지도 그 가치는 (암호화폐의) 도입과 사용 가능성에 대한 투기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더 나아가 빠른 혁신과 경쟁 심화로 (암호화페와 관련된) 주요 네트워크가 쓸모없게 될 수 있고, 이 경우 많은 암호화페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 파동의 결말을 맞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튤립이 아니더라도 (암호화폐는) 좋아 보이는 꽃병도 아니다며 투자자들에 대해 자산의 적은 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 해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뱅가드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인사는 데이비스가 처음이 아니다. 뱅가드의 창업자인 존 보글은 지난 해 암호화폐가 수익률에 근거하지 않고있다며 투자자들에게 흑사병과 같은 암호화폐를 피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암호화페를 보는 시각은 많이 개선됐다. 골드만삭스는 이제 비트코인 거래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출범시킬 준비에 나섰고, 암호화폐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JP모건도 곧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투자를 돕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