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박스권에 갇혀있던 은 가격이 일주일 만에 4%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내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금보다 경기에 민감한 은 가격은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 상승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선물 가격은 전날 기준 온스당 24.255달러로 지난 21일(23.340달러)보다 3.92% 뛰었다. 같은 기간 금은 1948.95달러로 지난 21일(1923.00달러) 1.34% 오르는데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KODEX) 은선물(H)은 전날 기준 4650원으로 일주일 새 6.16% 올랐다. KODEX 골드선물(H)은 1.24% 오른 1만2295원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귀금속 섹터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잭슨홀 미팅에 참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가 여전했지만, 추후 금리 인상 여부는 주요 지표를 확인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선에 그쳤기 때문이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귀금속은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 달러화와 장기 금리 상승세가 안정되자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올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며, 향후 초점은 주 후반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비농업 고용지표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귀금속 중에도 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은은 금과 같이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성격을 갖는 안전자산이면서도 산업용 수요가 커서 금보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경향이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높은 금리 부담에도 미국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에 실질금리가 반락하면 은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며 “최근 한 주간 저가 매수세에 금 가격이 1% 반등하는 동안 6% 이상 상승한 은 가격은 이같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 부장은 “연초 이후 21~25달러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해온 은 가격은 장기적으로 27.5달러와 30달러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라며 “20달러 초반 은 가격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