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용훈특파원) 미네아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암호화폐 업계에 대해 규제없는 혼란과 사기 확산으로 “웃음거리(farce)”가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에스카나바 소재 베이대학교 행사에 참석, 신생 암호화폐 에코시스템과 관련한 신용사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카시카리는 “일부에게는 현명한 아이디어지만 현재는 극도로 비현실적이 되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한 진입 장벽이 제로”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히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면 누구든 암호화폐를 출범시킬 수 있으며, 하나를 팔면 나머지 9900만개를 내가 소유하고 있으므로 난 억만장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것은 유용성을 찾기 보다는 사기로 보이며, 점점 웃음거리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립토코인뉴스(CCN)은 그렇다고 카시카리의 이같은 비관적 입장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암호화폐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으로, 현재의 암호화폐들 중 일부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카시카리 총재가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에도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신뢰도가 없는 것이라 경화(화폐)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며 존재 가치를 무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누구나 디지털 화폐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제로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달러에 대한 신뢰할만 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이런 카시카리도 블록체인에 있어서 만큼은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카시카리는 2017년 5월 이미 “블록체인과 그 기술은 관심의 대상이며, 그 자체로 비트코인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카시카리의 이같은 시각은 존 윌리엄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같다. 윌리엄 총재는 암호화폐는 통화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 테스트 조차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달러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윌리엄 총재는 통화라면 가치 저장의 기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시각은 제롬 파월 FRB 의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파월은 경계가 필요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해 전적으로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암호화폐 시장이 아직 경제를 위협할만큼 성장하지 못해 현재로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로운 기술이 선보이고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때 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피력해온 인사들은 역사적으로 많다.
1876년 에스턴 유니온의 윌리엄 오톤 대표는 “전화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결점을 갖고있다”고 비난했었다.
또 1995년 3컴의 창업자 로버트 메칼페는 “인터넷이 곧 볼만한 초신성이 될 것이며, 1996년 파멸로 붕괴될 것이다”고 말했었다.
200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CEO가 “아이폰이 시장에서 중요한 점유율을 보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향후 5년 뒤, 10년 뒤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올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