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 정아인 기자] 유통량 논란을 겪은 수이(SUI)가 스테이킹 보상 코인 매물화가 담긴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부인했다. 앞서 국내 5개 암호화폐 거래소 협의체 DAXA는 “수이 유통량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온체인 데이터’ 진실 공방으로 DAXA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DAXA가 해당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DAXA의 면죄부
DAXA는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코인 상폐도 결정할 수 있다. DAXA는 지난 6월말 불거진 수이의 유통량 문제를 자체 조사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코인을 무단으로 언락한 것과 해당 코인을 매각했는지 여부였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DAXA 관계자는 블록미디어에 “DAXA가 수이 블록체인에서 불거진 문제를 내부 검토하고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난 8월 28일 밝혔다.
‘공통 가이드 라인’은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위메이드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 등을 겪으면서 DAXA가 자율적으로 만든 투자자 보호 기준이다. 수이의 유통량 논란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해당 보고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DAXA 소속 거래소 사이에서만 공유됐다.
그러나 수이 재단이 미유통 물량을 스테이킹하고, 사전 공지없이 대량의 보상 코인을 매도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 스테이킹 보상 코인 매각…온체인 데이터에 나타난 흔적들
한성대 조재우 교수는 수이 재단이 스테이킹한 재단 소유 미유통 코인을 찾아냈다. 스테이킹 보상으로 받은 코인을 매각한 트랜잭션도 특정했다. 블록미디어는 온체이 데이터 상의 거래 기록을 바탕으로 해당 거래 내역을 보도했다.
수이 재단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총괄인 게이프 킴은 그러나 해당 기사를 전면 부인했다. 조 교수의 온체인 데이터 분석이 허위 사실이라는 것. 온체인 데이터를 둘러싼 논란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문제는 DAXA의 어정쩡한 태도다.
DAXA가 작성한 ‘면죄부 보고서’에서는 “논란이 된 수이 코인 물량을 회수했기 때문에 기존 가이드라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에는 조 교수의 온체인 데이터 분석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이 재단이 부인하는 매물화 트랜잭션을 DAXA 측이 별도로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
수이 재단 관계자는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부인하면서도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 해명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만약 해당 트랜잭션이 가리키는 코인 매각을 수이 재단이 실제로 했다면 이 때에도 DAXA가 ‘가이드라인’ 위반이 아니라고 할 것인지 주목된다.
# DAXA의 가이드라인, 제대로 지켜지고 있나?
수이 재단의 이러한 석연치 않은 태도와 DAXA의 대응은 지난해 위믹스 상폐 사태와 비교할 때 온도차가 있다. DAXA는 위믹스 사태 당시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가열되자, 유의종목 지정과 함께 위메이드 측에 해명 자료를 요구했다.
DAXA가 수이 재단에 같은 절차를 밟아 해명을 요구했는지, ‘면죄부 보고서’가 수이 재단 측의 입장을 반영해 만들어진 것인지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DAXA 소속 거래소들은 수이를 현재까지 유의종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DAXA 소속 거래소들이 수이를 상장할 때 재단으로부터 받은 ‘유통량 계획서’와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상장 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DAXA 거래소 중 수이의 유통량 계획서를 밝힌 곳은 업비트가 유일하다.
한편 DAXA 관계자는 ‘면죄부 보고서’에 대해 “해당 보고서가 어떤 보고서인지 확인할 수 없어 답변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 입 닫은 DAXA
수이 문제에 대한 각 거래소 별 태도에도 온도차가 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은 수이 재단과 소통 채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코빗, 고팍스는 소통 채널 자체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DAXA 차원에서 공유된 ‘면죄부 보고서’가 수이 재단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작성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수이 재단의 대규모 스테이킹 물량과 보상 코인의 매물화에 대해 DAXA 또는 거래소들이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DAXA의 의사 결정 체계와 검증 능력이다.
DAXA는 의사 결정에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수이에 대한 ‘면죄부 보고서’의 존재 자체도 대외비였다. 해당 보고서에 조 교수가 진행했던 것과 같은 온체인 분석이 들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DAXA와 소속 거래소들이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할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DAXA는 원화 마켓을 운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협의체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시장에서 금융투자협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자율 규제 기구다. DAXA가 스스로 투자자 보호를 해낼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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