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하반기 코인 시장 최대 호재로 꼽히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은 가능할까.
열흘 넘게 박스권에 갇혀있던 비트코인이 30일 6% 넘게 급등했다. 이를 견인한 힘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다. 미국 연방법원이 29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판결하면서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청신호의 배경은 재판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모순을 인정한 점이다. 앞서 SEC가 이미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한 상태에서 현물 ETF를 반려한 결정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모순이라고 본 것이다. 나아가 과거 유사 사례와 다른 판단을 했음에도 이를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상장을 거부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서 그레이스케일이 SEC를 비판한 논리와 같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7월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품과 선물 상품을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SEC가 레버리지형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X’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BITX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2배 레버리지 상품이라 실제 비트코인 선물 등략률보다 2배의 손익을 본다.
도널드 버릴리 그레이스케일 변호사는 이에 대해 “레버리지형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물 ETF보다) 분명히 더 위험한 투자 상품”이라며 “이를 허가한 것은 SEC의 편향성을 나타낸다. 현물 상품을 선물 상품과 차등 대우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레이스케일의 지적을 흡수한 법원의 판결을 SEC 또한 인정한다면 사실상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SEC가 법원의 판결대로 ETF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상장을 승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반려 이유를 내세우거나 항소를 선택한다면 승인은 또다시 밀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레이스케일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비트코인 현물 ETF 구원투수로 꼽혀왔다. 지난 6월 블랙록의 신청보다 2년가량 앞선 2021년 10월 자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투자 신탁 상품인 ‘GBTC’의 현물 ETF 전환을 꾀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는 첫 현물 ETF 상장 신청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SEC는 지난해 6월 그레이스케일의 신청을 반려했고, 그레이스케일은 SEC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같은 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로 블랙록 등이 신청한 6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의 승인 여부는 이르면 9월 초 결정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발표되는 상품은 비트와이즈 현물 ETF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EC는 비트와이즈의 ETF 신청을 내달 1일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나머지 블랙록과 반에크, 위즈덤트리, 인베스코, 피델리티의 현물 ETF는 마감 기한이 내달 2일인 만큼 오는 9월 4일 전까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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