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그레이스케일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의 판결이 내려지기 직전 대규모 비트코인이 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석기관 산티멘트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X)를 통해 그레이스케일이 SEC에 법적 승리를 거두기 바로 직전 거래소의 비트코인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티멘트는 “힘을 가진 자들은 이번 판결의 결과로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이 불가피하게 증가할 것임을 알았던 게 상당히 명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도 그레이스케일이 SEC에 법적 승리를 거두기 직전 약 3만 BTC(8억2200만 달러)가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 거래소 공급이 113만 BTC에서 116만 BTC로 증가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SEC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승인 요청을 거부하며 내세운 사유는 “자의적이며 변덕스럽다”는 미국 항소법원 판결은 29일 오전 내려졌다.
투자자들은 대개 암호화폐를 매각하거나 파생상품 트레이딩을 위한 마진으로 사용할 의사가 있을 때 보유 코인을 거래소로 옮긴다. 때문에 거래소 유입 증가는 가격 혼란의 전조로 자주 간주된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크립토퀀트가 추적하는 데이터도 거래소로의 비트코인 평균 유입(mean inflow)이 6월 21일 이후 최고인 1.146으로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평균 유입은 거래소로 이동한 비트코인의 트랜잭션당 수치를 가리킨다.
평균 유입 증가는 투자자들이 한번의 트랜잭션을 통해 대규모 암호화폐를 거래소로 보내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잠재적 매도 압력을 시사한다. 그러나 거래소의 비트코인 순재고, 특히 현물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순재고는 감소했기 때문에 반드시 지금 상황이 매도 압력 증가를 가리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지적된다.
크립토퀀트는 “미국 기반 현물 거래소의 보유고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파생상품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역외 거래소의 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파생상품 및 역외 거래소들이 현재의 가격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