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블록체인 기술 육성에 나서고 있는 일본이 금융 분야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정석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일본 금융업계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동향’에 따르면 일본 금융권은 송금·본인인증·소액결제 등의 분야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실용화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내외 외환일원화 컨소시엄’은 암호화폐인 Ripple 플랫폼을 클라우드 서버에 이식한 뒤 이를 국내외 송금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인 SBI홀딩스가 주도했으며 미쓰이스미토모, 미쓰비시동경 UFJ, 미즈호 등 61개 은행이 참가하고 있다.
SBU스미신인터넷은행, 스루가은행, 리소나은행 등 3개 은행은 지난 3월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개인 간 송금 애플리케이션 상용화를 완료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 등 대형은행들은 MUFG 코인, 미즈호 머니 등 독자적인 암호화폐를 출시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액결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본인인증 분야도 플랫폼 상용화 단계에 있다. 라쿠덴 증권은 지문 등 생체정보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킨 본인인증 시스템을 ‘증권컨소시엄’ 회원사들과 공동개발 중이다.
일본 정부는 국가성장전략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분야에서 활용하고 고도화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간 협업을 요청해왔다. 일본전국은행연합회도 지난 2017년 1월부터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가능성과 과제에 관한 검토회’를 설치하고 활용 방안을 연구해왔다.
일본계 송금업체의 국내 진출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SBI 홀딩스는 한국의 해외송금 규모가 일본의 2배가 넘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에 SBI 코스머니를 설립하고 기존 은행권 7분의 1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며 한국 송금시장 진출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 연구위원은 “일본은 지난 2016년부터 정부 주도로 4차 산업혁명을 국가 성장전략의 key로 삼고 제도 개선 및 혁신 지원정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라며 “작년에는 핀테크와 결제고도화를 국가의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본인인증 분야에서부터 블록체인 기술도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 업계의 국내 시장 진입 등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뉴스 24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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