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4%를 기록하며 3개월만에 3%대에 재진입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상승폭이 크다는 평가를 내놨다.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와 추석 수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오름세에 9월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10월 이후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 동향’를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를 기록한 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2.3%로 더 떨어진 바 있다.
한은은 이날 오전 한은 본관 16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은 조사국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최근 물가 반등 요인과 향후 흐름에 대해 밝혔다.
박창현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8월 물가에 대해 “석유류 가격이 그동안의 기저효과가 반대로 크게 작용한 가운데 최근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대비 상당폭 올랐고, 농산물가격도 집중호우·폭염·태풍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의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에너지가격의 기저효과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짚었다. 석유류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중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지난해 8월 중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는 올해 8월 물가상승률을 상당폭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8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류가격의 경우 지난해 9월 전월대비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최근에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가격도 기상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추석 수요 등으로 상방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10월 이후에는 다시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근원물가 오름세가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등으로 개인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이 예상되고 전기·도시가스요금 상승률도 지난해 10월 큰 폭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봤다.
다만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봤다. 박 팀장은 “향후 유가 및 국제식량가격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그간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 공공요금 및 유류세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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