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발진이 단독으로 생태계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미”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넥슨이 설계 중인 대체불가토큰(NFT) 중심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는 넥슨이 아닌 이용자들이 주인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게임 등의 콘텐츠를 제작해 생태계에 기여한 이용자들은 NFT 아이템 발행 권한을 받게 된다.
생태계 기여자는 자신이 만든 게임에서 쓰이는 NFT 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로블록스에서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유료 결제를 통해 주어지는 로벅스(Robux)라는 게임 내 가상재화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게임 제작자는 로벅스를 실제 화폐로 교환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넥슨 블록체인본부에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총괄하는 황선영 그룹장은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2023’의 메인 콘퍼런스에 참가해 넥슨이 그리는 NFT 게임 생태계의 미래상을 공개했다.
황 그룹장은 아이슬란드 게임 개발사 CCP게임즈의 힐마 베이가르 페투르손 대표와 함께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 게임 경제’를 주제로 패널 토크를 진행하며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NFT 아이템 발행 자격의 탈중앙화를 통해 생태계 기여자들의 파생 활동을 장려하고,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임 경험의 범주를 게임 밖 창작물과 커뮤니티 파생 활동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체험으로 정의하면서 “참여자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혁신적인 체계로 블록체인 기술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생태계에 기여하는 커뮤니티의 참여자와 개발진이 직접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더욱 향상된 게임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체계적인 기여도 판별 시스템을 통해 생태계 기여자들에게 ‘NFT 아이템 발행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주어진 자격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온전히 기여자의 몫이 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는 개발진 또한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오픈 초기에는 개발진의 기여도가 높겠지만 점차 많은 이들이 합류해 기여를 늘려간다면 생태계 참여자들과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발전 방향이 일치되는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선영 그룹장은 “아이템 발행 자격을 탈중앙화시켜 커뮤니티 기여자들에게 나눠준다는 것은 더 이상 개발진이 단독으로 생태계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시장 참여자들의 니즈와 부합하는 차세대 게임 생태계를 선보이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출고일자 2023. 09.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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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자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 N’ 등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이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NFT 기반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해 한 단계 진보된 가상세계(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넥슨은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NFT 거래 수단이 되는 가상자산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넥슨이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통한 수익 구조를 짜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앞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토콜 ‘폴리곤’과 손잡았다. 양사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성공적인 글로벌 출시를 위해 최신 기술이나 네트워크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파트너십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넥슨은 게임산업에서 웹3(탈중앙화 웹)를 확장하기 위한 앱체인 솔루션 ‘폴리곤 슈퍼넷’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트랜잭션 비용이 거의 없는 고성능의 맞춤형 앱체인과 이용자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구축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이날 넥슨과 함께 콘퍼런스에 참여한 CCP게임즈는 넥슨이 지난 3월 처음으로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에 투자한 회사다.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브 온라인’을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AAA급 신작’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넥슨이 게임 최적화 블록체인 ‘오아시스(Oasys)’의 노드 검증자로 공식 합류했다. 오아시스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게임(P2E)의 대중화를 확대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반다이남코 리서치, 세가, 유비소프트, 일드 길드 게임즈, KDDI, 소프트뱅크 등도 노드 검증자다.
지난 5월에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대중화를 위해 블록체인 지갑 회사 해치랩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에 특화한 소셜 로그인 지갑 ‘페이스월렛’을 도입해 웹3 게임에 입문하는 이용자들도 손쉽게 지갑을 생성·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환경을 낯설어하던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넥슨의 행보를 보면 블록체인 사업에 진심이다. 지난해 설립한 ‘넥슨블록’ 법인명을 넥슨유니버스로 바꾸고 연내 넥슨코리아 블록체인본부 80여명의 인력을 이관할 계획이다.
넥슨코리아에서 인텔리전스랩스와 블록체인 및 다양한 신사업을 이끈 강대현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넥슨유니버스를 총지휘한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유니버스는 블록체인과 콘텐츠·IP 융합을 통해 유저들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와 관련해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연구한다”면서 “독립적이고 원활한 내부 의사결정 및 운영,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넥슨코리아 블록체인본부 인원들이 넥슨유니버스로 연내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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