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중국 경기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이 우리나라 경기부진 완화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경기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지난달 분석에서 후퇴한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중국 경기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달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경제동향에서는 하반기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에서 한발 물러섰다.
최근 제조업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며 서비스업생산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전산업생산은 기저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 기술적 요인과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전월(0.7%)보다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5.9%→-8.0%)은 자동차(10.8%→6.2%)의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전자부품(-11.6%→-19.8%), 기계장비(-8.0%→-14.5%), 반도체(-15.8%→-14.8%)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의 부진에는 조업일수(+1일→0일)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으며 8월의 수출 감소폭 축소(-16.4%→-8.4%)를 감안하면 광공업생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고율(112.3%→123.9%)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경기적 요인보다는 반도체 출하의 계절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도체수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그 외 품목의 수출도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8월 수출은 전월(-16.4%)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8.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33.6%→-20.6%)의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일반기계(3.2%→7.7%), 자동차(15.0%→28.7%), 선박(-30.9%→35.2%)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완화됐다.
서비스업생산(3.0%→1.9%)은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0.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기저효과와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예술·스포츠·여가업(9.1%→-8.4%), 숙박 및 음식점업(-4.7%→-7.2%)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상품소비를 반영하는 7월 소매판매(1.5%→-1.7%)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고물가로 인해 감소로 전환됐다. 전월대비(계절조정)로도 3.2% 감소하면서 부진한 흐름이 지속했다.
내구재(8.3%→1.5%)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국산차(11.6%→-3.6%)가 감소로 전환되고 수입차(38.1%→15.7%)의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구재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가격이 비교적 크게 상승한 의복(-2.4%→-6.1%)과 음식료품(-0.7%→-2.6%)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이 기저효과와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완만한 증가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저효과와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서비스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봤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3.2)에 이어 103.1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감소하며 전월(-2.4%)보다 하락한 -1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1.8%→70.2%)이 낮은 수준에 그쳐 기업들의 설비 수요가 높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9월 한국은행의 설비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86)이 전월(90)보다 크게 하락하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부진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7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14.2%→13.9%)은 주거용의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양호한 모습을 유지했다. 토목부문(-4.3%→-0.8%)은 부진이 다소 완화해 전월(9.1%)에 이어 10.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전월(2.3%)보다 높은 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25.9%→-11.0%)의 감소폭이 대폭 축소되고, 기상여건의 악화로 농산물(0.3%→5.4%)의 상승폭이 확대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증대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KDI는 “중국경제는 부동산 기업의 금융불안, 부동산투자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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