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등 파산한 암호화폐 기업 5곳, 법률 비용으로만 지금까지 7억 달러 넘게 지출
“변호사, 호텔 1박에 수천 달러… 1개월 케이터링 비용으로 1만 달러 청구하기도”
[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작년에 파산 신청을 한 FTX, 보이저 디지털, 제네시스 글로벌, 셀시우스Celsius)와 블록파이(BlockFi)로부터 로펌, 회계법인, 자문사, 암호화폐 분석회사들이 지금까지 7억 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챙겨 암호화폐 기업의 붕괴가 이들에게 노다지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매체는 이들 기업의 청산 또는 회생에는 최소 몇 달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수료는 앞으로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가 5,000여건의 법원 기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두 개의 대형 로펌인 설리번&크롬웰(FTX 파산 담당)과 컬크랜드&엘리스(파산한 암호화폐 회사 3곳 담당)는 암호화폐 기업 관련 소송을 통해 각각 1억1000만 달러(약 1467억 원)와 1억100만 달러(약 1346억 원)를 벌어들였다. 두 회사는 각각 50만 달러와 250만 달러의 업무 비용도 따로 받았다.
변호사와 전문가들에게 나가는 비용은 이들 회사로부터 자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채권자들의 몫에서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 FTX 채권자들은 특히 설리번&크롬웰의 시간 당 수수료를 우려하고 있는데, 심지어 이 로펌의 법률 보조원도 최고 595달러(약 79만원)의 높은 시급을 받고 있고 파트너 변호사의 경우는 시급이 2165달러(약 288만 원)에 달한다.
또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가을 보이저 디지털 채권자들은 담당 변호사들이 호텔 숙박비로 일인당 수천 달러를 쓰고 식음료 등 케이터링 비용으로만 한달에 1만 달러씩을 청구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이들 로펌과 파산 전문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잃어버린 돈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어려운 작업을 하고 시장에 통용되는 금액으로 청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FTX 소송을 맡은 설리번&크롬웰은 그동안 70억 달러의 자산을 모았다고 밝혔으나 그 중 얼마나 많은 돈이 실제 채권자에게 돌아갈 지는 알 수 없다.
이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앤드류 다이엇디리치는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가 없기 때문에 사건이 더 복잡해지고 시간이 더 많이 걸리면서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업 파산은 큰 돈벌이가 되어왔다. FTX 신임 CEO이자 파산 관재인 존 레이 3세는 그동안 엔론 등의 부실 회사의 관재인을 맡은 경험이 있는데,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FTX 파산 업무를 하면서 280만 달러(약 37억 원)를 청구했다.
한편 지금까지 FTX의 파산 소송 비용에 들어간 비용은 3억2500만 달러(약 4333억 원)가 넘는다. 셀시우스 건에 소요된 비용은 약 2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모든 것이 채권자들의 피같은 돈이다.
지난 6월 FTX 수수료 조사관인 캐서린 스태들러는 보고서에서 “어떤 기준으로든 (FTX의) 파산은 매우 큰 비용을 수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그는 그 시점까지 지출한 금액이 FTX의 잔여 현금의 10%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스태들러는 FTX 관련 소송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일 것으로 요구했고 셀시우스와 보이저 사건의 수수료 조사관 역시 비슷한 권고를 했다. 채권자들은 더욱 공격적인 비용 삭감을 요구했다.
지난 1월 보이저 채권자 그룹은 컬크랜드&엘리스 변호사들이 청구한 수만 달러의 식사비와 호텔비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변호사들이 중복된 업무를 하고 같은 일에 반복적으로 비용을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컬크랜드&엘리스 측은 야간 호텔 비용을 550달러로 제한하고 케이터링 비용도 1인당 20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케이터링 비용만 놓고 보면 한 달 기준 무려 84%나 줄인 셈이다.
셀시우스 파산 사건에서 19살의 채권자 프리쉬버그는 수수료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컬크랜드&엘리스 측은 작년 9월과 10월 그의 서류를 검토한 비용으로 5만 달러를 청구했다. 이는 프리쉬버그가 잃어버린 금액의 무려 16배에 해당하는 돈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법률 검토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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