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용훈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주말 급락하며 투심이 크게 위축됐다.
한때 주요 코인들이 모두 두자리 수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톱1000 코인 모두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시장은 패닉 상태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가디안 등 주요 외신들은 주말판에서 일제히 코인레일의 해킹 사태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400억원 규모의 코인레일 해킹사태가 비트코인 급락세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자 기사를 통해 코인레일 해킹 사태가 조건 반사적으로 폭넓은 매도세를 불러오며 가격 급락을 촉발시켰다는 싱가포르의 한 외환트레이더 말을 인용한 뒤 “가상 화폐에 대한 열망이 사이버 해킹으로 일부분 약화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기에 최근 발생한 이벤트들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이 다소 혼란스런 투심이 나타났고, 코인레일의 알트코인 도난이 비트코인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분석가와 참여자들은 그러나 이같은 시각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우선 코인레일의 거래량이 하루 265만달러 수준으로 세계 99위의 중소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11%나 하락시킬 만큼의 요인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저널리스트이자 기고가인 조셉 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아주 규모가 작은 거래소의 해킹이 비트코인의 급락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매도하고 이를 매수할 투자자들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코인레일의) 해킹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관련 미디어들도 이날(11일) 한국내 거래량의 5% 비중을 갖고있고 글로벌 거래량의 0.1%도 안되는 코인레일의 해킹 사태가 급락세의 요인이란 지적은 무리가 있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오히려 상당수의 시장 분석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최근 약세 기조와 좁은 박스권 움직임이 낮은 거래량에 기인한 것이라고 계속해서 지적해 왔고, 좁은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조만간 어떤 방향으로 든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계해 왔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관련 미디어 중 하나인 크립토코인뉴스(CCN)은 주말 비트코인에 대한 급격한 매도세가 급락세를 불러왔고, 시장분석가들은 최근 조정 장세의 요인으로 여러 원인들을 지적하고 있지만 시장은 단순하게 낮은 거래량과 부진한 수요에 의해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코인텔레그래프도 CFTC의 시세 조작 조사 소식 등에 톱100 코인이 모두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니스트 역시 비록 주요 언론들이 한국 코인레일의 해킹 사태가 이번 급락세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하지만 매도 우위의 장세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패닉 매도세와 시세 조작 가능성이 더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챠트분석가들 역시 주요 언론들이 주말 급락장세를 코인레일의 해킹 사태에 따른 것으로 지적했지만 조정세의 연장과 낮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며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가격 하락은 사실 토요일(9일)부터 시작됐고, 중소 거래소의 ECR20 기반 코인의 해킹이 급락장세의 원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36시간 비트코인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오히려 거래 자체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현재는 약세 기조가 강화되며 올해 저점인 6000선 밑을 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일요일(10일) 하루 동안 10% 가까이 급락하며 2개월 최저치인 6619달러(비트피넥스 기준)까지 하락, 지난 2주간 지속됐던 7000~7800달러의 박스권 움직임을 벗어났다.
챠트분석가들은 특히 하방향으로 삼각패턴 약세 기조로 비트코인이 1~2주내 6천선을 하회할 수 있으며, 추가 하락할 경우 100일 이평선인 4496달러까지 낙폭을 늘릴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추가 하락에 앞서 48시간내 7000~7240달러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