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해 파산한 글로벌 코인거래소 FTX의 대규모 매각 소식이 예정돼 눈길을 끈다. FTX가 보유한 코인 규모만 4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매도 압력에 의한 대형 악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FTX가 오는 13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자산 처분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FTX는 승인 이후 일주일마다 최대 2억달러(2663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채권자에게 갚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앞서 FTX는 지난달 24일 열린 청문회에서 30억달러(3조9915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 여파로 시장이 출렁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대량의 자금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나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횡보 중인 상황이라 해당 충격에 더 휘청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더 디파이 인베스터는 9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FTX 자산 처분 승인에 따라 이번 주부터 FTX발 매도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FTX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특정 가상자산은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번 소식을 악재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 디파이 인베스터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FTX가 가장 많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은 솔라나(9103억원 규모)다. 이날 오후 4시 코인마켓캡 기준 솔라나는 전주 대비 8.08% 빠지고 있다.
FTX가 솔라나 다음으로 많이 들고 있는 가상자산(규모)은 ▲FTT(7030억원) ▲비트코인(2749억원) ▲스테이블코인(3256억원) 등이다. 이외에 이더리움과 리플, 앱토스, 도지코인, 폴리곤, 트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솔라나는 FTX 사업 성과에 따라 가격이 출렁여 왔다. FTX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FTX 관련 코인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FTX 파산 사태 당시 솔라나는 36달러에서 10달러 밑으로 급락한 바 있다.
한편 FTX는 이번 매각에 따른 잠재적 급락세를 막기 위해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를 자문역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갤럭시 디지털은 글로벌 가상자산 자산운용사로 자산 관리 분야에서 전문 경험을 갖춘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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