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진석 기자] 이더리움 레이어2 확장 솔루션 ‘아비트럼 네트워크’ ARB가 네트워크 사용량 지표 하락에 따라 사상 최저가로 급락했다. ARB의 폭락세는 TVL(총 예치자산 액수) 감소, 활성 주소 감소, 암호화폐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벌어졌다.
ARB는 한국시간 오전 4시 개당 0.7453달러로 역대 최저가를 나타냈다. 7일 기준으로는 14.93%의 큰 낙폭을 보였다. ARB는 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으로는 개당 0.7593달러에 거래돼 하루 전보다 9.6% 하락했다. ARB의 사상 최고가는 3월 23일 기록한 11.79달러이다.
아비트럼은 보안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 메인넷을 론칭하며 만들어졌다. 올해 3월 네이티브 토큰 ARB를 내놓으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레이어2 확장 솔루션에서 선두주자가 됐다. 하지만 ARB는 9일과 11일 사이에 14%가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역대 최저가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ARB 네트워크 TVL이 16억 달러(약 2조원)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의 급락세에 대한 원인을 찾느라 분주하다. 이더리움 계열 솔루션 중 7일 기준 9% 이상의 하락세를 보인 것은 ARB가 유일하다.
▲ 아비트럼, 거버넌스 문제와 고래의 거래소 출현
해외 크립토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한가지 가능성을 ‘사기 증명’에서 찾는다.
사기 증명은 데이터 유효성 검증 방식으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밸리데이터(검증자)가 전체 지분에 위험을 가할 가능성을 줄인다. 아비트럼 메인넷 출시 이후 사기 증명과 관련한 보고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비트럼 측은 이런 상황은 시스템의 운영 기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아비트럼 하락 이유는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의 거버넌스 제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일 거버넌스에서는 앱(DApp) 생태계를 위해 7500만개의 ARB를 할당해야한다는 ‘커뮤니티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DAO 보유량의 2%에 불과해, 제안과 수용에 관계없이 ARB 토큰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하나의 또 다른 제안은 9일 플루투스다오(PlutusDAO)의 스테이킹 관련 제안이다. 스테이킹 메커니즘의 활성화를 위해 DAO가 ARB 홀더에 연간 공급량의 최대 2%에 해당하는 토큰을 반환하고 기본 수익을 제공하자는 내용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가중 방식은 가격의 하방 압력만 준다며 팽팽히 맞섰다.
마지막 가능성은 고래의 자산 매각이다. 룩온체인 자료에 따르면 세개의 아비트럼 고래 주소가 총 1020만개의 ARB를 바이낸스로 전송했다.
데이터를 보면 첫째 고래는 380만개의 ARB 토큰을 개당 0.77 달러에 매각했으며, 두번째는 363만개를 개당 0.83달러에, 세번째는 0.79달러 수준에서 280만개를 바이낸스로 옮겼다. 이후 ARB는 0.77 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 약해진 활성화 지표, 경쟁자 등장도 한 몫
여기에 아비트럼의 활동과 입금 추세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아비트럼의 총 TVL은 현재 16억7000만 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2월 이후 최저치다. 특히 지난 2달 동안 25%가 줄어들면서 투자자가 떠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동성 감소는 프로젝트의 생존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신규 투자자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또 DApp 레이더 자료를 보면 아비트럼의 활성 주소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사용자와 TVL에 동시에 줄고 있는 것은 네트워크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이다. 원인은 다양하나 시장에서는 zkSync의 Era와 코인베이스의 베이스 등 경쟁 레이어2 체인의 등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종합해볼때 아비트럼이 지난 7일 기준 14%가 빠진 것은 거버넌스 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불만 요소, 네트워크에서의 활동 감소가 겹친 요인으로 풀이된다.
경쟁력 있는 레이어2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와 사용자 기반 확대 등 유입 요소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