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테슬라가 10조 달러에 달하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비대칭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이번주 6%% 급등했다. 모간스탠리가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도조’(Dojo)’ 컴퓨팅 가치를 낙관하며 목표 주가를 400달러로 올린 덕분이다. 모건스탠리는 도조 프로젝트만으로도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최대 5000억 달러(약 664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도조는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테슬라, 스페이스X, X(옛 트위터),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xAI 등 6 개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머스크+이코노미(Musk + Economy = Muskonomy)’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조 자체를 아마존의 AWS처럼 상업적으로 외부에서 유료구독하게 하는 비즈니스도 가능하다.
# 도조 프로젝트
도조 프로젝트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8월 처음 공개한 AI 슈퍼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다.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도조’는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한 엑사플롭스급 성능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도조에 10억 달러(약 1조32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머스크 CEO는 내년 이맘때면 도조가 100엑사플롭스급의 성능을 달성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도조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자율주행 AI를 구동하는 신경망을 훈련시키는 데 사용된다. 도조에는 테슬라가 직접 설계한 D1칩이 사용됐다. D1 칩의 연산력은 엔비디아의 A100 칩보다 약 15.8% 뛰어나고, 초당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량 역시 A100 칩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조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전 세계 곳곳의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 전기차의 실제 운전 시나리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율주행 AI의 성능을 높인다. 자율주행 AI의 훈련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면서도, 정확성과 성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도조가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를 한 걸음 더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테슬라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또한 테슬라가 도조를 통해 만들어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함으로써 수익 다각화까지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앞으로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판매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테슬라-xAI-트위터로 이어지는 머스코노미
“우주를 이해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겠다”는 머스크의 야심 찬 계획이 테슬라의 AI 슈퍼컴퓨터를 통해 실현될지도 주목된다.
테슬라가 도조를 통해 꿈꾸는 미래 계획에는 머스크가 지난 7월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 지난해 10월 인수한 ‘트위터’와의 시너지도 포함돼 있다.
앞서 머스크는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xAI와 테슬라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xAI는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며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 ‘AGI’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딥마인드, 구글리서치,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테슬라 전 직원들을 영입했다.
또 머스크는 X로 사명을 바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시스템과 제품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결국 테슬라의 AI 슈퍼컴퓨터 ‘도조’를 통해 방대한 트위터의 데이터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학습시켜 AGI 개발에 속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외신 인터뷰에서도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AI인 ‘트루스GPT’라고 불리는 것을 만들고 싶다”며 트위터의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챗GPT와 같은 기술을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는 “xAI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규모 면에서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머스크가 xAI를 설립하고 AGI를 개발 중인 것은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경쟁 상대로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 오픈AI CEO인 샘 올트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창립했지만, 2018년 오픈AI와 테슬라의 AI 연구 이해 충돌 문제 때문에 오픈AI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후 오픈AI는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 챗GPT를 선보이며 전 세계에 생성형 AI라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이에 머스크는 “AI는 핵보다 위험하다”는 발언을 하며 “통제할 수 없는 AI 개발 경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얼마 뒤 “좋은 AGI 개발”을 표명하는 xAI를 설립하면서 그의 발언에 진정성 의혹이 일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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