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지중해 섬나라 몰타(Malta)가 최근 세계 암호화폐 산업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와 돈세탁 등을 막으려는 유럽연합의 규제 움직임에 불구하고 그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몰타에 대한 암호화폐 업계의 관심이 최근 급속히 높아진 요인으로는 암호화페 거레소 바이낸스(Binance)가 지난 3월 몰타로 본사를 이전한 것을 들 수 있다.
24시간 거래량 기준 세계 2위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올해 안에 불태환 통화와 암호화폐 간의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전부터 바이낸스가 몰타에 은행계좌를 개설하며 불태환 통화와 암호화폐 간의 거래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바이낸스의 몰타 은행 계좌 개설 목적은 거래소의 유동성 향상과 함께 불태환 통화와 암호화폐 사이 예금과 인출이 자유로운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몰타가 암호화폐 산업의 허브로 떠오르게 된 것은 세계 블록체인 기술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몰타 정부의 야심찬 계획 덕분이다.
특히 몰타는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인증과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몰타디지털혁신관리법을 제정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몰타는 혁신기술보급법도 발효함으로써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관련 계약, 암호화폐 서비스 규제 등을 위한 폭넓은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몰타에서는 암호화폐 거래가 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으며, 암호화폐 거래는 일반 상품 거래와 같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 몰타의 투자서비스법에 따라 암호화폐는 투자 수단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지불업무 등을 수행하는 기존 금융기관과 달리 단순 거래 사업을 위해서는 면허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악용하려는 움직임을 우려한 유럽연합(EU)의 ‘금융범죄, 탈세 등에 대한 EU특별위원회’(TAX3)는 최근 워크숍을 열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 및 돈세탁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회원국 대표들은 유럽의 자산이 특정 지역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와 돈세탁을 통해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특히 몰타가 요주의 대상임을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 서비스의 세계적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몰타와 그것을 규제하려는 유럽연합의 움직임 사이에서 몰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