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는 클레이(KLAY)가 ‘김범수 사법리스크’에 8% 넘게 폭락했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클레이를 이용해 횡령·배임 등을 저질렀다는 시민단체의 고발이 예고되면서다.
13일 빗썸에 따르면 클레이는 지난 11일 오후 4시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180원대 거래되다 12시간 만에 160원대로 고꾸라진 것이다. 클레이는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손실분을 만회하지 못한 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하락세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의 카카오 고발 소식에서 비롯했다. 고발 예고가 나간 직후 급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발 내용 역시 클레이 약세를 부추겼다. 카카오 최대 주주 김 전 의장을 비롯해 클레이 발행사 핵심 관계자들이 클레이를 사적으로 취득한 후 현금화를 통해 부당이득을 거뒀다는 내용이다. 클레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모인 자금이 이들의 사익편취에 활용됐을 가능성은 향후 사업성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김범수 전 의장, ‘클레이’로 이익 취했나
경제민주주의21은 이날 오후 2시 클레이 관련 횡령·배임과 부정거래 등 혐의로 김 전 의장과 카카오 자회사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에 고발했다.
단체는 공식 자료를 통해 “카카오 주요 임원들은 클레이 사업을 개인적 축재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법이 없다는 거짓말로 넘어가게 놔두면 안 되는 중대한 경제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사업을 금지하지 않은 이상 다른 사업과 동일하게 자금유용·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이 가상자산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지목된 클레이는 지난 2018년 카카오 자회사를 통해 발행됐다. 특히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며 2019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되자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가격 또한 이를 반영하며 지난 2021년 3월에는 50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해당 가격 대비 97% 폭락한 상태다.
경제민주주의21과 일부 법조계 관계자들은 클레이사업의 부조리함이 가격 폭락을 이끌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 성장에 활용돼야 할 투자금이 유용됐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지다.
경제민주주의21 측은 “(카카오 및 자회사 내) 소수의 내부자들은 투자, 보상, 용역비 등 각종 명목을 붙여 클레이를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후 바로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득을 취했다”며 “이 돈은 모두 투자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고발을 같이 검토했던 예자선 변호사는 “고발 내용대로 코인 발행 이후 부가가치 창출 없이 돈을 가져간 행태는 국가 경제 구조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며 “돈의 출처가 투자자였다는 점에서 투자자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레이 투자자들도 이번 고발에 동요하는 모습이다. 특히 ‘카카오 코인’이란 타이틀을 믿고 투자했단 점에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투자자 A씨는 이번 고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통해 “카카오 이름이 없었다면 그 수많은 투자자가 투자를 했겠냐”며 “카카오 이름을 걸고 홍보했던 만큼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와 김 전 의장 측은 이번 고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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