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들이 14일 뉴욕 시간대 초반 FTX 자산 매각 허용 결정을 둘러싼 우려를 소화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파산법원이 전날 FTX가 보유한 34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자산 매각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단계적으로 이뤄질 자산 매각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가 고개를 들면서 당초의 우려가 상당 부분 진정된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가 시장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 시간 14일 오전 8시 25분 코인마켓캡 데이터 기준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1조500억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05% 늘었다. 전날 뉴욕장 초반과 비교하면 100억 달러 증가했다. 24시간 거래량은 269억 달러로 9.27% 감소했다.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전날 34에서 36으로 약간 개선됐지만 여전히 공포 수준이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49.2%,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18.6%로 집계됐다.
이 시간 트레이딩뷰에서 비트코인은 2만6484.6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08% 올랐다. 이더리움은 1626.54 달러로 1.46% 전진했다.
다른 주요 코인들도 상승 흐름이다. 솔라나가 3.86% 오른 18.89 달러를 가리키며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 솔라나는 FTX 보유 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FTX 자산 매각이 현실화되면 큰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당장 매물로 나올 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NB 0.18%, XRP 0.28%, 도지코인 0.47% 상승했다. 트론도 2.32% 전진했다.
암호화폐 선물 시장도 상승 흐름이다. 뉴욕장 초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9월물은 2만6485 달러로 1.07% 올랐다. 10월물은 2만6600 달러로 1.04%, 12월물은 2만6735 달러로 0.41% 전진했다. 11월물 거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더리움 9월물은 1623.50 달러로 1.60%, 10월물은 1625.00 달러로 1.18%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4.76으로 보합세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255%로 0.4bp 내렸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1일 장중 4.366%까지 전진, 2007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한 뒤 일부 후퇴했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수익률은 4.978%로 1.3bp 하락했다.
주요 코인들이 현재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문적인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약세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Fx프로의 선임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쿱치케비피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의 하락이 다음 랠리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냐가 문제”라며 “최근 고점 부근에서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시장이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반등을 위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USD는 7월 이후 유지되어온,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약세 모멘텀 안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더리움은 계속 약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강도는 약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