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공동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의 부모는 SBF가 FTX 제국을 건설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고 어떤 후광 효과를 가져왔는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사진)가 최근 상세히 보도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SBF 집안은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의 광팬이다. 그래서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부모는 아들 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을 때 엄청 기뻤다. SBF는 FTX가 2022년 슈퍼볼 기간 동안 광고 모델로 래리 데이비드를 섭외했다고 썼다.
광고는 시청자에게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경고한다. 자막에는 “래리처럼 되지 마세요”라고 써 있었다.
SBF 어머니인 바바라 뱅크먼-프리드(Barbara Fried)는 이에 대해 ‘초현실적’이라고 썼다. SBF의 아버지인 조셉 뱅크먼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는지 이야기했다. 며칠 뒤 샘의 형인 게이브(Gabe)가 FTX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자신의 아버지를 광고에 출연시켜 달라는 요청이었다. 조셉 뱅크먼이나 게이브는 당시 FTX에 아무런 직위도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셉은 광고 촬영장에 나타났다. 그리고 주인공인 래리 데이비드의 말에 가발을 쓰고 “네”라고 답하는 역할을 맡았다. FTX는 60초 광고를 제작하고 방송하는 데 2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비슷한 시기에 조셉은 이 회사 직원으로 들어왔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사장의 아버지를 출연시키기로 한 결정은 뒤죽박죽이었던 FTX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광고에 대해 비평가들은 “FTX가 미국에서 대부분 금지된 위험한 금융 상품으로 무지한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사실상 FTX 제국 설립자였던 조셉 뱅크먼
어떤 면에서는 조셉 뱅크먼이 FTX의 창립자였다. 두 부모는 아들이 사기 혐의로 기소되기 오래 전부터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스탠포드에서 만나 30년 넘게 로스쿨에서 강의하며 캠퍼스에 살면서 두 아들을 키웠다.
조셉 뱅크먼은 미국 세법을 저소득층 시민에게 더욱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유명해진 세법 전문가다. 그의 아내 바바라는 법윤리 분야의 권위자이자 진보정치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FTX 파산 절차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존 레이 3세(John Ray III)다. 그는 2001년에 발생한 엔론 파산 사건을 담당했지만 이번 사건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엔론 사건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파산 사건이었다.
SBF는 자신과 가족, 기타 내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고객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파산관재인은 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BF의 형사 재판은 뉴욕에서 10월 4일 시작된다.
검찰은 SBF의 부모를 불법 행위로 기소하지 않았지만 SBF에 대해 사기, 돈세탁, 뇌물 수수 등 다수의 혐의를 제기했다. SBF의 전성기 순자산은 2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SBF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자신의 모든 죄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손실이 발생한 이유도 범죄가 아닌 경영 부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셉과 바바라는 FTX를 둘러싼 조사를 대부분 피했다. 이는 아들이 방대한 기업과 정치적 영향력 집단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했던 역할을 완전히 소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샘의 부모는 종종 눈물을 흘리며 아들이 법정에 출두하는 동안 애달파하는 관객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들의 이름은 재판 중에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하다. SBF 변호팀은 “변호 전략이 부분적으로는 SBF가 그의 부모를 포함한 변호사들로부터 받는 조언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대변인인 리사 헬러는 조셉과 바바라가 인터뷰를 받아들이는 걸 반대했다. 헬러는 과거 “두 사람이 부모로서 지원하는 것 외에 FTX와 그닥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바바라는 FTX에서 일한 적이 없고 조셉도 짧은 기간 동안 자선사업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작년 SBF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부모가 회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FTX에서 막대한 부를 얻은 부모
하지만 전직 직원과 사업 파트너들은 당시 그들이 받은 인상이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다. 법정 서류에 따르면 조셉과 바바라는 아들이 서투른 기업가에서 암호화폐 거물로 변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온다.
이 부부는 2022년에만 현금과 부동산으로 2,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FTX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그들은 회사 사무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직원의 사기를 북돋웠으며 회사 내부 커뮤니케이션에도 참여했다. 그들의 평판과 인맥은 FTX의 성공에 지극히 중요했다.
FTX의 최대 투자자 중 하나인 세콰이어 캐피털이 발표한 칭송 문장을 보자. “그들의 자녀는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자이자 CEO 역할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
글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존경받는 벤처 캐피탈 회사 중 하나가 투자자 설명회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있던 청년에게 왜 1억 5000만 달러를 주기로 결정했는지 설명하면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SBF는 월스트리트 트레이딩 회사에서 잠시 근무했다. 둘째, 그의 부모는 스탠포드 대학의 법학 교수다.’
# 실리콘 밸리의 가장 큰 특권 ‘스탠포드’ 출신
실리콘 밸리에서는 누구도 자신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결정이 계산된 추론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나빠한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의 엘리트주의는 너무나 명백해서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투자자들은 백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이들 회사는 소수의 엘리트 대학 출신이 설립했으며, 성공적인 창업자는 어떻게 보이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피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피한다. 어떤 이들은 30세 이상의 창업가,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지 않고 억양을 가진 사업가, 아직 부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차별한다.
이 극도로 특권화된 세상에서 가장 특권을 누리고 있는 곳이 바로 스탠포드 대학이다. HP, 선 마이크로시스템, 시스코, 야후, 구글, 페이팔 등은 이 대학 출신이 창업했다.
바바라는 하버드 대학, 하버드 로스쿨, 미국 제2순회 항소법원을 거쳐 두 곳의 로펌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7년 바바라는 종신 교수로 하버드에 왔고 캠퍼스에 집을 임대했다. 1년 후 그녀는 조셉을 만났다.
조셉 뱅크먼은 UC 버클리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LA에서 세무 변호사로 일한 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판학을 가르쳤다. 조셉 역시 2년차에 종신 교수로 임명됐고 둘은 1991년 바바라의 임대 주택을 사들였다.
SBF가 성장한 집이자 올 상반기 가택연금 상태였던 팔로 알토의 집은 현재 시세 360만 달러다. 건물 뒤에는 한때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의 자택이었고 현재는 스탠포드 대학 총장의 거주지인 현대식 건물인 루 헨리 후버 하우스(Lou Henry Hoover House)가 있다.
어린 시절 SBF는 법학 교수와 법학도는 물론 사회학자, 엔지니어, 인공지능 연구자, 고전주의자, 사회과학자 등 젊은 지식인 그룹에 둘러싸여 있었다. 일요일 밤에 조셉 뱅크먼은 테이크아웃 음식을 주문하거나 파스타 같은 간단한 음식을 만든 다음 15명의 손님을 레스토랑에 초대하여 앉아서 종종 철학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SBF와 그의 형 게이브는 십대 때에도 종종 대화에 참여했다. 조셉 부부는 자부심과 확고한 생각을 가진 실천가였다. 이들 부부는 동성커플이 결혼할 수 없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지인들에게 말하면서 자신들도 결혼하지 않았다. 전 스탠포드 로스쿨 학장인 폴 브레스트는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것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매우 윤리적인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조셉 뱅크맨은 아들에게 물려준 검은 곱슬머리와 아들에게는 없는 호감가는 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자녀를 실리콘 밸리 엘리트 자녀들로 가득 찬 연간 6만 달러의 예비 학교에 보냈다. 그때쯤 조샙 뱅크먼은 미국 조세 정책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가 캘리포니아주에 세금 징수 관련 시범 프로그램 시행을 제안하자 세무 기업과 소규모 정부 권위주의자들로부터 격렬한 반대가 일어났다. 이 시간은 조셉을 개혁 성향을 가진 자유주의자들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다른 학자들에게 조셉 뱅크먼은 동정심 많고 관용적인 멘토였다. 2009년 법학을 전임으로 가르치면서 조셉은 임상 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인턴십을 마친 후 그는 인지 행동 치료사로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법학도들의 불안 관리를 돕기 위해 바바라와 함께 개발한 선택 과목을 가르치기도 했다.
# “바바라의 사상,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가족의 신념으로 자리매김”
바바라 프리드는 남편보다 더 똑똑한 지식인이었다. 캠퍼스에서는 인기가 있었지만 학생들의 불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불안을 유발한다는 평판을 얻었다.
그녀의 학문적 연구는 결과주의로 알려진 윤리 분야, 즉 행동의 결과가 옳고 그름에 대한 추상적인 개념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가족의 신념이 되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선한 일을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직설적으로 말하면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바바라의 최고 논문은 사람들의 도덕적 선택을 테스트하는 ‘기차 문제(Trolley Problem)’로 집약된다. 이 논문은 비극으로 이어질 운명의 기차와 관련된 실험에 관한 것이다. 실험은 이렇다. “달리는 기차가 있는데, 당신이 기차의 방향을 바꾸면 다음 선로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죽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두면 도로 위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죽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SBF는 어머니의 자의식을 FTX 마케팅의 중심에 두고 있다. 그의 회사는 공식적으로 암호화폐 마케팅 사업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SBF는 한 잡지 광고에서 “내가 암호화폐에 참여한 이유는 항상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창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바라와 관련된 두 번째로 유명한 글은 아들의 현재 상황에 들어맞을 지도 모른다. 2013년 보스턴 리뷰(Boston Review) 표지 커버기사로 게재된 이 글에는 범법자에 대한 보다 관대한 접근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바바라의 글 제목은 ‘비난을 넘어서’다. 누군가 잘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말고 널리 양해하라는 의미다.
# FTX 초기 법적 서류 초안 작성, 법률 회의에 조셉 뱅크먼 관여
자선을 베풀겠다는 약속도 좋지만 암호화폐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법적으로 복잡하다.
SBF는 아시아와 미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간의 가격 차이(차익 거래)를 활용하기 위해 2017년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머지않아 이 펀드는 대륙 사이를 오가며 막대한 자금을 이동시켰습니다. 그 방식은 (그가 팟캐스트에서 자랑한 것처럼) 돈세탁과 똑같은 방식이었다. 알라메다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SBF에는 변호사가 필요했고 다행히 딱 맞는 한 사람이 있었다. 조셉 뱅크맨은 2022년 8월 FTX 팟캐스트에 출연해 “처음부터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손을 내밀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FTX에 변호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내 역할이 매우 분명했고 잘 보였다”고 그는 말했다.
전 알라메다 직원은 조셉 뱅크먼이 초창기 법적 서류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알라메다의 법률 회사인 펜윅&웨스트(Fenwick & West)의 계산서에는 조셉 뱅크먼이 회의 참석자로 나와 있으며, 이는 그가 세금 문제 뿐만 아니라 FTX 및 FTT의 마케팅 자료 개발에도 관여했음을 암시한다.
FTX는 홍콩 정부가 암호화폐 단속을 시작한 2021년까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FTX 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셉 뱅크맨이 가상자산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는 바하마로 이주하기로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셉이 직접 고용한 변호사인 대니얼 프레드버크(Daniel Friedberg)가 정리했다. 그는 펜윅&웨스트의 변호사였으나 나중에 FTX의 총괄 법률 자문이 됐다 .
SBF는 직원들에게 아버지와 정기적으로 상담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한 전직 직원은 “누군가가 법적 조언을 전달하면 SBF는 종종 좋다고 하면서도 먼저 아버지 조셉 뱅크먼에게 전화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직원은 또한 알라메다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변호사가 조셉 뱅크먼을 매우 친절히 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SBF가 직원들을 대할 때 눈을 맞추기 어려워했고 매우 직설적인데다 잔인한 성격이었던 데 비해, 그의 아버지는 사람들을 대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심리치료사로서의 훈련을 통해 그는 훌륭한 경청자가 되었고, 또한 열정적인 대화가가 되었다. 조셉은 직원들에게 개인 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크리켓 경기(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있는 스포츠)에 참석하고, 회사 만찬에도 참석했다.
바바라 프리드도 FTX 직원들의 만찬에 참석했지만 사무실에는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샘의 부모는 직원과 아들 사이의 조정자였다. SBF가 뭔가 심술궂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면, 그의 아버지는 그것을 해석해주거나 아들이 타인과 잘 지내기 어려워하니 이해하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조셉 뱅크먼에 대해 “사랑스러운 노인, 유능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인물로 회사에서 아들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존재”로 여겨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조셉과 바바라의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신의 아들이 다른 사업가의 신뢰를 얻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냥 내버려 두면 그들은 거칠게 구는 벼락부자와 사업을 진행하려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SBF가 2021년 대규모 투자를 위해 세콰이어 캐피털에 접근했을 때 이 회사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를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긴 했지만 잠재적인 법적 및 규제 위험을 우려했다고 한다.
FTX는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법률의 변두리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완곡히 표현해서 많은 거래소 창업자들은 도덕적으로 매우 유연해 보인다.
바이낸스의 창펑자오는 미국과 기타 지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했지만 본사의 정확한 위치조차 밝히기를 거부했다.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비트멕스 상의 자금세탁을 방지하지 못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연방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동아프리카의 작은 군도인 세이셸에 회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그곳 규제 기관에는 뇌물로 “코코넛 한 개의 비용만 주면” 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다. 그는 사임했고 결국 유죄 인정 절차 전에 당국에 자수했다.
FTX의 기본 사업은 바이낸스나 비트멕스와 동일하지만 SBF는 그의 장기적인 목표가 미국 규제 기관의 승인을 얻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에게는 다른 어떤 회사에도 없는 것이 있다. 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세쿼이어는 유명한 전직 SEC 관계자의 설득 전화를 받았고 결국 투자를 진행했다. FTX를 도와 세콰이어와 비공식 협상을 했던 그는 지금 스탠포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그는 FTX의 해외 사업에 대한 법적 전략을 지원하는 발언을 하는 한편, 미국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주려는 노력도 했다. 그는 SBF를 “우연하게도 내 친구의 아들”이라고도 말하곤 했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SBF를 소개했던 한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샘의 부모가 확실히 샘에게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 엄마는 정치인들에게 SBF가 다다갈 융단길 깔아줘
바바라는 한발 더 나아가 좌파 정치행동단체 마인드 더 캡(Mind the Gap)을 만들었다. 2020년 여기에 가입한 SBF는 그해 민주당과 관련 단체에 550만 달러가 넘는 기부를 하면서 워싱턴DC의 고정 회원이 되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약 4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바바라는 마인드 더 갭이 추천한 후보에게 직접 자금을 전달했다. 마인드 더 갭은 아직까지 불법 행위로 기소되지 않았다.
한편 조셉은 종종 아들과 함께 규제 기관 및 선출직 공무원과의 회의에 참석했다. 조셉은 또한 FTX 행사에 회사의 자선 활동 대변인으로 출연했다. 그는 여전히 세금 개혁을 옹호하지만 이때부터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관심사를 제기했다.
FTX 팟캐스트에 출연한 조셉은 자신이 플로리다 남부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은행 계좌 대신 가상자산 지갑을 제공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홍보했다. 조셉은 금융의 여러 문제를 거론하면서 “FTX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 “낡은 운동화, 공유 오피스 거주” 홍보했지만 실제론 “초호화 럭셔리 끝판왕”
잡지와 TV 인터뷰에서 SBF는 늘 낡은 운동화를 신고 룸메이트 여럿과 같이 살고 토요타 코롤라 중고차를 운전하며, 저축한 돈은 전부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것처럼 나온다.
그러나 실제 모습은 완전 딴판이다. SBF와 그의 측근들은 오즈의 마법사에나 나올 법한 에메랄드빛 도시에서 초호화 생활을 즐겼다. 그가 혼자 살지는 않았지만 SBF 무리는 바하마에서도 가장 고급스런 리조트에 3000만 달러 규모의 펜트하우스에 살았고 수억 달러짜리 고급 부동산을 여러 채 구입했다. 개인 제트기를 전세냈고 52피트짜리 요트도 구입했다.
SBF의 부모도 ‘전리품’을 공유하는 것 같다. 그들은 늘 일등석으로 여행하고 때로는 개인 제트기로 다니기도 한다. 바하마에 도착한 후 그들은 1600만 달러 짜리 해변 콘도에 머물렀다. FTX는 섬에 있는 주택과 30개 이상의 다른 주택을 구입하는 데 약 2억 5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SBF의 부모는 대변인을 통해 그 집을 자신의 소유가 아닌 회사 소유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하마 공공 기록 요청을 통해 블룸버그가 입수한 매매 명세서에는 SBF의 부모가 2022년 4월 7일 콘도의 공동 소유주로 서명했으며 바하마 공증인이 증인으로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류에는 FTX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해당 부동산을 “별장”으로 지칭한다.
이 부부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조셉 뱅크맨이 바하마에서 일하는 동안 이 집은 임시 주택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한 대변인은 “외부 변호인은 조셉과 바바라에게 FTX가 주택의 모든 실소유권을 보유할 것임을 확인했으며 이를 서면으로 문서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조셉은 아들이 보낸 1000만 달러 짜리 선물을 받았다. FTX 파산 책임자인 레이(Ray)는 SBF가 고객 자금이 포함된 계좌에서 자금을 빌려 이 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개인적으로나 직업적 법률 문제에 대해 고위 고문이 된 사람, 즉 그의 아버지와 상담한 후 그렇게 했다고 나와 있다.
소송에 따르면 대출은 공식적으로 나가지 않았다. SBF가 가족의 이익을 위해 빼돌린 것 외에 다른 목적으로 알라메다로부터 자금을 가져갔다는 대출 계약이나 약속어음 등 기타 징후는 없다. 그의 아버지는 거의 700만 달러를 자신의 은행 계좌로 이체했고 나머지는 FTX에 예치했다.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도 SBF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허언을 내뱉었다. 그는 트위터(현재 X)에 “FTX의 자산은 모든 고객의 자산을 커버하기에 충분하다”며 “우리는 고객 자산을 유용하지 않는다”고 썼다.(나중에 삭제됐다)
# 조셉 “FTX 관리자들은 어린애들에 불과해”
FTX는 드디어 곤경에 처했고 현금이 필요했다. SBF가 작년 11월 7일 허위 정보를 공개한 다음 날, 그와 그의 아버지 및 다른 임원들은 함께 숨어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타개하려 했다.
그 후 바하마에 있던 SBF는 바하마 법무장관과 증권규제기관으로부터 사태에 대한 추궁 메일을 받는다. 이를 샘이 아버지에게 보내자 조셉 뱅크먼은 바하마 투자자에게 누구보다 먼저 상환하겠다고 제안하는 메일을 보냈다. 미 연방 검찰은 이 메일을 본질적으로 돈으로 매수하려는 시도 행위라고 봤다.
조셉 뱅크먼은 파산 신청 직전 규제 기관과 채권자들에게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의 최초 입장은 “FTX의 관리자들은 실수를 저지른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애들이 돈을 돌려줄 것이고 모두 자신의 사람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BF 부모는 지금도 현금을 반환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FTX 관재인 존 레이가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그 한 가지 이유는 아들의 형사 변호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부부의 친구들은 도덕성으로 명성이 높았던 두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심각한 도덕적 타락을 저질렀는지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부의 한 친구는 “‘그들이 모르고 있었다’라고는 생각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지인은 “내가 이해하는 한 그것은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라고 본다. 그들은 전체 그림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진술이 정확하다면 SBF의 사기 행각은 소시오패스적이다. 투자자는 물론 비즈니스 파트너, 심지어 자신의 직원까지 속인 셈이니까. 이 지인의 주장을 인용한다면 그가 이상한 기업을 구축하기 위해 부모와 부모의 빛나는 학문적 경력을 이용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수 있다. SBF는 자신이 억만장자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는 왜 문제가 생기기전에 부모님을 위해 좋은 집을 사주지 않는 걸까 라는 식의 주장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부모들이 SBF의 자금 유용 혐의를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적어도 샘의 엄마 바바라 프리드가 가진 도덕적 나침반은 그녀의 아들이 더 큰 선이라고 믿는 것을 위해 어떻게 명명백백한 도덕적 문제를 간과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조셉 뱅크먼은 법률 자문에 참여하고 제공했는데 이는 최소 합리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FTX 출범, FTT 탄생, FTX의 정치인 섭외, 바하마 규제 당국과의 거래 등의 결정에 모두 관여했는데 이 모든 것은 규제 당국과 검찰로부터 잠재적으로 불법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조셉은 또한 사기를 용인하고 잠재적 내부고발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포함해 사기를 폭로하려는 노력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한 혐의로 기소된 FTX의 법무 자문위원인 프리드버그를 고용하는 데에도 관여했다.
FTX의 채권자를 대신해 제기된 소송 내용에는 조셉 뱅크먼이 그의 아들에게 모든 것을 프리드버그에게 의지하라고 재촉하는 문구도 나온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일 것.” 프리드버그는 불법 행위를 부인하고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끝으로 블룸버그는 스탠포트 대학 자체의 문제도 제기했다. 스탠포드의 옹호자들은 스탠포드가 SBF의 범죄 혐의의 이유가 아니라 기껏해야 그들의 배경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배경은 매우 중요하다. 스탠포드 대학 같은 곳 출신이고 성취도가 높은 부모를 둔다면 세상이 당신의 결점을 보는 방식이 바뀌게 된다. 중요한 회의 도중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게 별로 심각한 문제처럼 보이지 않게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재간둥이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SBF는 지난 10개월 동안 자신의 실수가 악의가 아니라 부주의의 결과였다고 주장하면서 전직 직원, 변호사, 경쟁사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내가 망쳤다”는 것이 그가 체포되기 전 의회 증언에서 쓴 정확한 말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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