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채권시장의 소위 ‘서브 제로’ 채권이 최근 6일 사이 1조달러 급증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 기조를 본격화한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투자 자금이 홍수를 이룬 데 따른 결과로, 채권 트레이더들의 경기 전망이 잿빛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는 채권 물량이 8조1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불과 최근 6거래일 사이 소위 ‘서브 제로’ 채권은 1조달러 가량 불어났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위험 수위에 이르면서 사실상 무역전쟁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한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몰아간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규 관세를 적용할 중국산 수입 품목의 규모를 총 4500억달러로 확대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세계 1~2위 경제국의 무역전쟁이 공급망에 교란을 일으켜 아시아와 그 밖에 주요국으로 파장이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우량 채권으로 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서브 제로 물량이 급증한 것도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채권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 따른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폭탄 관세를 발표한 대로 시행, 글로벌 경제를 강타할 것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지만 그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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