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지난 13일 홍콩증권선물감독위원회(SFC)는 홍콩의 무면허 거래소 JPEX에 대해 SFC의 허가를 받은 적이 없고 허가를 신청한 적도 없다는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현지 경찰은 곧바로 JPEX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18일 밤 11시 현재 1641명이 우리돈 약 2,028억원에 해당하는 12억 홍콩 달러를 피해 금액으로 신고했다.
홍콩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털 ‘야후 홍콩’에는 어제와 오늘 ‘JPEX 사건’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JPEX는 사건 발행 직후 고객의 출금 한도를 1000 USDT로 제한하고 출금시 수수료를 무려 999 USDT로 책정하면서 사실상 출금을 막아버렸다.
홍콩 경찰은 사건 닷새 만인 18일부터 19일에 걸쳐 JPEX 거래소를 꾸준히 홍보해온 남성 4명과 여성 4명 등 인플루언서 8명을 체포했다. 즉각적인 수사가 이뤄진 점에 비추어 볼 때 SFC가 홍콩 경찰과 일찍부터 내사해왔다는 인상을 준다. 체포된 8명은 대부분 자체 OTC 매장을 홍콩 시내에서 운영해왔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JPEX 핵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 JPEX는 싱가포르에서 9월 13일부터 14일 양일간 열린 토큰2049 행사의 플래티넘 파트너로 참가했다. 현장에는 상당한 큰 규모의 JPEX 부스가 설치됐고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JPEX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들은 이틀 동안 복권 추첨 등을 통해 10만 USDT 상당의 기념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벌였다. 그러나 13일 오후 홍콩 금융 당국의 발표가 나오자 14일 부스는 적막강산으로 변했고 JPEX 임직원들은 모두 잠적했다.
JPEX는 홍콩에 2019년 진출했고 2020년 1월 공식 거래소를 출시했다. 이후 홍콩의 버스 쉘터, 트램, 지하철역, 옥외광고 등 전역에 걸쳐 엄청난 광고를 퍼부었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JPEX는 홍콩섬의 코즈베이웨이역 인근의 한 건물을 통째로 사용했는데 이 건물은 월 임대료만 우리돈 5억 7700만원에 달한다.
체포된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던 사무실과 홍콩섬과 몽콕 일대의 다수 OTC 매장에는 군인과 경찰이 동원돼 매장 셔터를 강제로 개방하고 증거품 압수가 진행됐다. 코인가루(Coingaroo), 코이너(Coiner), 텅 클럽TUNG cLUB) 등 OTC 매장을 운영하던 인플루언서들은 꾸준히 JPEX를 홍보해왔고 일부는 JPEX의 파트너로 신청한 이력도 밝혀졌다.
JPEX는 2022년부터 파트너라는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일반 투자자들을 거래소에 가입시키면 별도 수수료를 받는 레퍼럴에 해당된다. 대다수 중화권 거래소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유사하지만 JPEX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했다. 야후 홍콩에 따르면 1000명을 JPEX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30일내에 이들의 평균 투자금액이 1000만 USDT일 경우 파트너에게 매월 6000 USDT를 지급했다. 올해 4월부터는 이를 10만 USDT까지 높였다.
JPEX 관계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지로만 대응하고 있다. JPEX는 “SFC에 라이선스 신청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SFC가 불공정한 수단으로 시장 질서를 파괴했다”면서 홍콩 금융 당국의 조치 때문에 시장조성자가 자금을 동결함으로써 투자자의 출금이 막혔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JPEX는 대외적으로 홍콩 금융 당국에 라이선스 신청을 했다고 선전했으나 SFC는 전혀 신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사건 발생 당시 JPEX 핵심 관계자 대부분이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 조사하거나 체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JPEX로 고통받고 있는 투자자들의 단체방이 텔레그램에 개설됐다. 19일 오후 6시 현재 10,633명이 들어와 있다. 어제 밤 11시 현재 1641명이 피해 신고를 접수한 상태여서 앞으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만 지역 피해자도 적지 않아 보이고 중국 대륙의 아줌바 부대는 신고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홍콩 경찰은 체포된 인플루언서들을 조사해 JPEX 핵심 관계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싱가포르 등 해외 수사조직과 공조 수사를 펼쳐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사기는 가깝고 수사는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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