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가 무료에 가까워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지난달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자사 ETF SPLG 수수료를 0.02%로 인하했다.
SPLG는 스테이트스트리트 ETF 중 수수료가 가장 낮은 상품으로, S&P500을 추종하는 자사 SPY 펀드 수수료의 4분의 1 이하 수준이다. 1000달러(약 133만원)를 투자할 경우 연간 수수료가 20센트(265원)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도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상품 QQQ ETF(수수료 0.15%)의 저가 버전을 수수료 0.2%에 출시했다.
이같이 낮은 수수료는 자산운용사들이 수십 년간 이어온 수수료 전쟁의 정점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평균 ETF 수수료는 0.55%로, 투자한 펀드 종류에 따른 가중 평균을 고려하면 0.17%에 불과하다.
수전 톰프슨 스테이트스트리트 SPDR 미주 유통 책임자는 20년 전 ETF 평균 수수료는 1% 정도였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총수수료 0.05% 미만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는 장기간에 걸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분석에 따르면 40년 동안 수수료 0.05%로 100만 달러(13억2800만원)를 투자하면 1%일 때보다 약 37만 달러(약 5억원)를 아낄 수 있다.
업체들은 수수료가 낮은 상품으로 자금을 유입시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지난달 1일 SPDR 포트폴리오 하이일드 채권 ETF 수수료를 0.1%에서 0.05%로 인하한 뒤 한 달 만에 6억1100만 달러(약 8200억원)가 유입됐다.
톰프슨은 “(경쟁이)거의 끝에 가까워진 것 같다”며 “미끼 상품으로 수수료 0%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발행업체엔 지옥이지만, 투자자에겐 천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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