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들고 있는 패트릭 번(그림 제공 = 존버드(Johnbird)) |
기술적인 부분은 7월 1일에서 15일 사이에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준비가 될 것.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정치적 잠재력’ 때문. 블록체인은 부패를 청산하고, 기근 문제를 해결하며, 제 3세계의 저개발 국가들이 서구 문화권의 성장을 따라잡는데 도울 수 있을 것
[이스라엘= 블록미디어 김가현 기자] 이스라엘에서 두번째로 만난 사람은 바로 ‘월가의 이단아’라 불리우는 오버스탁의 대표, 패트릭 번이다. 알케미스트(Alchemist)가 주최한 텔아비브 머니 서밋에서 만난 그는 유명한 명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필자를 친근하게 맞아주었다.
2008년 경제 위기를 목도한 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패트릭 대표는 본인을 철학자이며 사업가라고 소개하는 등 월가에서 꽤나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었다. 1999년에 만들어진 글로벌 온라인 유통 회사 오버스탁은 2014년 포스브가 선정한 ‘가장 신뢰 받는 1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최초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인 온라인 유통 회사기도 하다.
패트릭 대표가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오버스탁은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세계 최초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인 티제로(Tzero)를 발표하게 된다. 티제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SEC(증권거래위원회)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아낸 프로젝트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한 기업들이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이 이 토큰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거래 플랫폼이다.
알케미스트 머니 서밋 프라이빗 파티 |
‘세계 최초’ 비트코인 결제 가능 온라인 쇼핑몰, ‘세계 최초’ SEC 허가 프로젝트 등 ‘세계 최초’의 타이틀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패트릭 번 대표와 티제로. 하지만 지난 4월 방한해 5월 중 티제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던 패트릭 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서비스 출시가 계속 늦어져 많은 사람들이 언제 출시될지 궁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속 늦어지면 ‘세계 최초 SEC 허가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그래서 이에 대해 정확히 언제 티제로 서비스가 제공될 지, 그리고 어떤 계획을 지니고 있는지 패트릭 대표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에 앞서 한국에서 준비해 온 패트릭 번의 초상화(그림 제공 = 존버드(Johnbird))를 깜짝 선물로 주자 패트릭 대표는 환한 미소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이렇게 보인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하다”며 즐거워했다.
선물 증정 타임 |
“저 닮았나요?” |
Q. 먼저 패트릭 번 대표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패트릭 번 대표(이하 패트릭 대표)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오버스탁(Overstock)과 티제로(Tzero)의 대표를 맡고 있는 패트릭 번입니다. 저는 사업과 학문, 두가지 커리어를 삶에서 계속 쌓아왔습니다. 철학자임과 동시에 워렌 버핏의 사업을 봐오면서 성장했기 때문이지요. 워렌 버핏은 저에게 스승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러한 가치관 속, 저는 철학과 사업에 관련된 일을 해왔습니다.
또한, 저를 오버스탁의 CEO로 접한 분들이 많을텐데요, 오버스탁이라는 회사를 18년 전 처음 시작해 20억 불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고 현재 저희 회사는 12개의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패트릭 대표 : 사실 제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정치적 잠재력’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이 인터넷이 세상에 미쳤던 영향력 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은 부패를 청산하고, 기근 문제를 해결하며, 제 3세계의 저개발 국가들이 서구 문화권의 성장을 따라잡는데 수십년도 채 걸리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입술에서 신의 귓속으로(From your lips to GOD’s ear)”라는 말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저도 정말 좋아하는 표현인데요, “꼭 저희가 말하는대로 일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지닌 말입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사람들이 말하고 원하는 것들을 신께서 꼭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구요(웃음).
하지만, 지금까지의 암호화폐 세계에는 제대로 된 규제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암호화폐 세계를 옛 미국 서부시대(무법지대)와 비슷한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수의 좋은 회사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기성 회사들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는 좋지 않은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딱히 정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웃음) 정부에게도 적절한 역할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어떠한 회사가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마치 예전 미국 서부 시대처럼 지나치게 자유주의적인 성격을 띄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사기꾼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갈취해 가고 있어요.
만약 회사가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면 정부는 이 회사들에게 “어떠한 규정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우후죽순으로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은 채 ICO로 투자를 유치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들이 보여졌는데요.
반면, SEC가 허가한 티제로와 같은 증권형 토큰의 경우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다면 몇몇 특정 방법을 통해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막무가내 투자가 아닌 훨씬 더 정교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써 투자자와 회사간에 더욱더 정교한 계약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기업가 정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방법보다는 훨씬 더 어려운 방법으로 투자가 진행되겠지만 투자자에겐 더욱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패트릭 대표 : 네, 회사가 투자를 받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진다는 것은 곧 투자자들에게는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은 7월 1일에서 15일 사이에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준비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특정 요소들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SEC의 규제에 부합하도록 이행해야 하는 법적인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기술적인 부분은 몇 주 내에 완료될 것입니다.
Q.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계획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패트릭 대표 : 네 물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갈 수 있는 두가지 방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한 말로 어떤 그룹이 돈을 투자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인데요. 투자하는 그룹에 맞게 현지화를 할 계획입니다.
모든 것이 잘 풀려 다음 분기 안에 저희 체계가 잘 구동되고 증권형 토큰들이 거래된다면 차후 분기인 4분기에 제가 방한하여 어떻게 한국에 거래소를 개설할지 구상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암호화폐 채택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죠. 어떻게 한국인들은 다른 세계가 보지 못한 면모들을 빨리 알아차리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한데요. 한국인들이 빠르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회를 눈치채고 이를 적용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편입하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Q.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패트릭 대표 : 아주 좋은 질문이군요. 지금까지 많은 인터뷰를 했는데, 처음 받아 본 질문입니다. 역으로 제가 여쭤보고 싶을정도로 아주 좋은 질문이네요(웃음).
저는 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양성하는데 기여한 한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 조국(미국)은 저에게 과분한 가치들을 제공했고 큰 행운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저에겐 사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블록체인이라는 혁명을 이끌고 세상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