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증권가는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연내 기준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현 수준 유지에 무게를 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는 19~20일(현지시간) 열린 9월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내년 말 정책금리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긴축기조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약 적절하다면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 이번에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추구하는 통화정책 기조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목표로 삼은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으로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는 연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 실업률 전망치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미국 정책금리는 추가 금리 인상 보다 동결 가능성에 높다고 봤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선 6월 전망 때의 1.0%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측정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6월보다 0.2%포인트 내린 3.7%로 낮아졌다. 실업률 전망은 종전 4.1%에서 3.8%로 전망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바라던 대로 경기 연착륙과 물가의 하향 안정화라는 경로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PCE 물가를 상향 조정했지만 근원물가를 낮췄다는 점은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동결 이후 추가 인상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근원물가 중심의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노동시장의 냉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또 매파적 동결로 인해 예상되는 장기금리 상승은 실물경기와 금융여건을 악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연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연말까지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과 물가 흐름이 전개된다면 연말까지 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준의 정책이 금리 조정보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높이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란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하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되면 연준의 통화정책도 변경될 여지가 다분하다. 높은 금리 수준보다 미국 경제의 체력이 얼마나 강한지가 향후 고금리 유지 기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대신증권은 당분간 중국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를 괴롭혔던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 급등세가 진정될 경우 코스피를 비롯하 글로벌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중국 디플레이션 탈출, 경기회복 기대 속에 정부 정책효과와 국경절 수요 확대 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국경절 수요에 근거한 재고축적 수요로 매년 반복됐던 9월 한국 수출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코스피 반등 시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제한적인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달러는 현 수준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당분간 제한적인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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