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안에 한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고금리로 인한 압박에 더욱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로 설정했다.
이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선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으나,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적절하다면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 신호가 미뤄지면서 가계들은 치솟는 대출 금리 등으로부터 여전히 벗어날 수 없게 됐다고 CNBC는 보도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토마스 필립슨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걱정스럽다”면서 “국민들은 실질임금이 낮아지고 금리는 올라가는, 양쪽 측면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 수준이 높아진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더욱 압박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 8월 시간당 평균 실질소득은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신용카드 대출은 연준의 금리 인상을 따르는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달 미 신용카드 대출 평균 금리는 연간 기준 2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매달 더 많은 카드 소지자들이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서비스업체 렌딩트리의 분석가 매트 슐츠는 잔고가 있는 사람들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라면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신용카드 금리가 곧 상승을 멈출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5년, 30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돼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정책으로 인해 신규 주택 매수 의향자들의 구매력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샘 케이터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7%대에 고정돼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의 재가속화와 경제 강세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금리형 모기지 등 다른 모기지 금리들은 최고금리를 적용하는 등 연준의 움직임과 더욱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대출과 학자금 대출도 고정돼 있지만 연준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서비스제공업체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5년 만기 신차 대출 평균 금리는 현재 7.46%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방 학자금 대출 금리는 2021~2022학년도 3.73%에서 2022~2023학년도에 4.99%로 올랐고, 현재는 5.50%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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